여, 야 '오염수 공세' 저지 총력전…괴담 사전차단-중도층 잡기

"민주당, 괴담에 신뢰도 잃은 탓"
오염수 방류 부정여론은 부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논란에 횟집 등 수산물 판매 업계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06.22.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비판 공세 저지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여당은 과거 광우병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야당의 '정치 선동'에 맞서 괴담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또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사실을 알리는 여당과 사실을 왜곡해 선동하는 야당 프레임을 부각해 각종 이슈에 민감한 중도층의 이탈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3일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뜩이나 힘든 민생에 민주당발 '제2의 광우병 괴담정치'가 겹치며 국민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국원자력학회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오염수가 다량 배출됐으나, 그동안 우리 해역에는 의미 있는 방사능 증거가 없었다고 했다. 오염수 공포 조장은 자해행위라고까지 경고했다"면서 "민주당은 오염수를 핑계로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감정적 작업과 선동으로 본인들을 위한 정치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5년 전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니 청산가리를 마시겠다고 헛소리를 떠들던 광우병 사이비종교 신봉자들의 모습 그대로다. 광우병 괴담, 천안함 자폭 괴담, 사드 괴담처럼 달콤한 괴담 마약에 중독된 민주당은 국민의 불안과 사회갈등을 키움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여당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 당시 광우병 괴담과 성주 사드기지 관련 전자파 괴담 사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광우병 괴담과 전자파 괴담의 사례를 통해 야당의 '발목잡기' 프레임을 부각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진=뉴시스]정윤아기자=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수조 물을 마셨다. (사진=김영선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를 위해 여당은 당 지도부와 더불어 각 상임위원회별로 지난달부터 수산시장 회식을 진행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해도 해산물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직접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노량진수상시장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수산물 회식을 진행하며 직접 수족관 물을 먹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옛날에는 뇌송송 구멍탁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생선송송 회탁 이렇게 주장한다. 일상적인 상식을 왜곡하는 것이야말로 정치 쿠데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당의 이같은 총력전에도 여론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성인 1007명에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우리나라 해양과 수산물이 오염될까 걱정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우 걱정된다'는 응답이 62%에 달했다. '어느 정도 걱정된다'는 응답은 16%를 기록해 부정적 응답이 80%에 육박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결국 메신저가 신뢰도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괴담 프레임이 가능한 것도 광우병 사태와 전자파 괴담 때 구체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이 신뢰도를 잃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진영대결로 몰아갈 수 있기 때문에 지지층 결집에 유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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