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소금 쏟아진 줄…” 美 설산 뒤덮은 붉은색 눈, 무슨 일
흰색이 아닌 붉은색 눈이 미국의 한 설산을 뒤덮었다. 붉은색 색소를 갖고 있는 한 녹조류가 토양과 눈에 섞이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2일(현지 시각)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미국 유타주 북동부와 아이다호주 남동부를 잇는 ‘베어리버산맥’에서 붉은색 눈이 포착됐다. 붉은색 눈이 뒤덮인 곳은 베어리버산맥 중에서도 만년설 지대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분홍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붉은색 눈은 녹아서 물이 돼도 이 같은 색을 유지했다.
이색적인 광경에 등산객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치 히말라야 소금이나 빨간색 에이드 가루를 뿌린 것 같다” “쏟아진 샤베트인 줄 알았다” “동물의 피가 흩뿌려진 줄 알고 놀랐다” 등이다.
이처럼 눈이 흰색이 아닌 붉은색을 띄는 이유는 ‘클라미도모나스 니발리스’라는 녹조류 때문이다. 이 녹조류는 단세포 적색 광합성 녹조류로, 통상 고지대 설산에 분포한다. 햇볕이나 자외선이 강해지면 엽록소 외에도 카로티도이드라는 불그스름한 색소가 나온다. 이 색소가 세포를 보호하는 자외선 차단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생긴 붉은색 눈은 수박의 과육과 색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수박 눈’이라고도 불린다.
전문가에 따르면 클라미도모나스 니발리스에 의해 발생한 수박 눈은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다. 손으로 직접 만져도 괜찮다고 한다. 유타주립대 유역과학부 스콧 호탈링 교수는 “특정 녹조류가 자외선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중에 나오는 현상”이라며 “만졌을 때 인체에 해가 되거나 수질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이를 독특한 볼거리로만 봐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 환경에 좋지 않은 역할을 미치기 때문이다. 햇빛은 색이 어두워질수록 적게 반사되는데, 눈이 붉은색을 띠게 되면 반사가 잘 되지 않아 더 많은 햇빛을 빨아들인다. 이렇게 되면 지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결국 빙하 등이 녹는 속도를 올리게 된다. 웨스턴워싱턴대 생물지구화학자 알리아 칸은 “흰색 눈은 빛을 대부분 반사하지만, 색이 섞이는 순간 반사 능력이 현저히 감소한다”며 “이 경우 빙하를 더 빨리 녹게 만들어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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