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진 찍어 올리니 손님 늘어 신기…개인 채널 오픈 생각도”

2023. 7. 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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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우리동네 단골시장’ 시범 사업 현장 가보니
매주 2회 디지털 튜터가 상인들 교육
3일만에 1000명 넘는 톡채널 친구 모집
상인들 반응도 뜨거워…개별 톡채널 개설 문의도
카카오, 올해 단골시장 프로젝트 100곳으로 확대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 모습 [카카오 제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시장 대표 톡채널을 시작하고 난 뒤 불과 한 달도 안 돼 톡채널을 통해 길동복조리시장 행사 정보를 접하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저희 가게 홍보 게시물에도 ‘코다리가 정말 맛있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죠. 저희 가게 새 메뉴가 개발되면 개인 점포 톡채널을 개설해 운영하는 것도 고려 중입니다.”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에서 ‘인생한찜’이라는 아구찜·코다리조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유시영(62) 씨는 ‘카카오 시장 대표 톡채널의 효용이 체감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 가운데서도 야시장 손님 맞이 준비에 한창이던 유 씨는 그러면서 “시장 대표 톡채널 개설을 통해 더 많은 젊은 층이 유입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기자는 지난 29일 카카오의 ‘우리동네 단골시장’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을 찾았다.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에 위치한 상인회 사무실에서 이현숙 MKYU 디지털튜터에게 톡채널 교육을 받고 있는 송승리 길동복조리시장 문광형사업단 주임. [카카오 제공]

우리동네 단골시장은 카카오가 ‘소신을 가지고 사업을 운영하는 전국 상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카카오 소신상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해 단골 손님을 만들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각 점포의 카카오톡 채널 개설을 돕는 ‘점포 톡채널 지원’과 시장 상인회를 중심으로 채널 개설을 운영토록 돕는 ‘시장 대표 톡채널 지원’, 두 가지로 나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길동복조리시장은 이 가운데 시장 대표 톡채널 지원 사업에 선정된 곳이다. 지난 달부터 약 한 달간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2회 전문 자격증을 갖춘 디지털 튜터가 시장 가운데에 위치한 상인회 사무실을 방문해 톡채널 개설부터 온라인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디지털 교육을 제공한다.

톡채널 홍보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길동복조리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이현숙 MKYU 디지털튜터는 “톡채널 개설을 홍보하기 위해 시장에서 100% 사은품을 받아갈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사전에 강동구 맘카페 및 당근마켓 등 각종 지역 커뮤니티에 톡채널과 행사를 홍보한 결과 톡채널 개설 3일 만에 1000명이 넘는 ‘친구’를 모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행사 사은품 마련 등을 위한 제반 비용은 카카오 지원금을 활용했다고 귀띔했다.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의 한 가게에서 해당 점포 톡채널 게시물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박혜림 기자/rim@]

3일 기준 길동복조리시장의 톡채널을 팔로우한 친구는 1367명. 채널 개설 후 약 열흘 간 일군 성과다. 톡채널을 활용한 홍보 효과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석현 길동복조리시장 상인회장은 “최근에 천일염 공동구매를 진행해봤는데 문의도 많고 반응도 뜨거웠다”면서 “톡채널이 우리의 기대 이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이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지금은 톡채널 친구가 1300여명에 불과하지만 강동구 길동 주민 4만8000명의 10분의 1이 우리 채널을 추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친구 5000명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톡채널의 효과를 곁에서 지켜본 상인들의 관심도 뜨겁다. 이현숙 디지털튜터는 “현장에서도 개인 점포 톡채널을 개설하고 싶다며 튜터들에게 방법을 묻는 상인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가나 길동복조리시장 문광형사업단 단장도 “개별 점포 톡채널을 개설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말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급기야 타 시장 개별 점포 사장님들이 자기도 만들어 달라고 해 개설해준 경우도 있었다”고 첨언했다.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 모습 [카카오 제공]

물론 톡채널에 대한 상인들의 시선이 처음부터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톡채널 서비스가 상인들의 주머니를 노린 대기업의 ‘수작’이라고 바라보는 불신이 많았다. 박가나 단장은 “어느 시장이나 톡채널이 뭔지 모르는 상인들이 많아 이해를 시키는 게 가장 어렵다”면서 “장사를 하다 보면 사기꾼들을 많이 접하기 때문에 톡채널 도입 초반에는 ‘이렇게 홍보를 하면 돈이 나가는 거냐’는 질문이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는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를 올해 100곳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점포 채널의 경우 20곳, 시장 대표 채널은 80곳까지 늘린다. 여기에 상설 시장 뿐 아니라 5일장을 추가하는 방안 및 온라인 역량이 뛰어난 우수 상인에 대한 후속 지원 등도 고민 중이다.

전경호 카카오임팩트 전통시장지원팀 팀장은 “우리동네 단골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 수단에 머물러 있는 전통시장 홍보를 카카오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라면서 “폭발적인 친구 추가, 고객들의 반응 등을 토대로 실제로 그 효과를 확인하게 된만큼, 하반기에는 더 많은 오프라인 전통시장에 온라인이라는 날개를 달아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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