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 제한→득점지원 불발→우천 노게임’ 9억팔 유망주의 험난한 데뷔 첫 승 도전, "중요한 것은 성장하는 모습"
[OSEN=고척, 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특급 유망주 장재영(21)이 아쉽게 데뷔 첫 승리를 연달아 놓쳤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지명을 받기 전 아마추어 시절부터 대형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시속 150km를 가볍게 넘는 강속구는 누가 보기에도 매력적이었고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1위에 달하는 신인 계약금(9억원)만 봐도 그 기대치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장재영은 프로무대에서 곧바로 재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통산 3시즌 동안 39경기(52⅓이닝) 3패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아직까지 데뷔 첫 승리를 하지 못했다.
올 시즌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장재영은 2경기(6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12.79를 기록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무려 10개 달하는 볼넷을 내주며 제구가 흔들린 것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재조정을 거치고 올라온 이후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군에 복귀한 6월에는 4경기(14⅓이닝) 평균자책점 1.88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유일하게 아쉬운 것은 데뷔 첫 승을 아직까지 신고하지 못한 것이다.
데뷔 첫 승 기회는 몇 차례 있었다. 지난달 11일 KT전에서는 키움이 8-0으로 앞서는 상황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이닝 제한 때문에 더 이상 투구를 하지 못했다. 23일 두산전에서는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승리요건을 갖출 수 있는 5이닝을 던졌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29일 KIA전에서는 타선이 1회 4득점을 하고 장재영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우천으로 인해 노게임이 선언됐다.
데뷔 첫 승 기회가 잇따라 무산된 것에 대해 장재영은 지난 1일 인터뷰에서 “광주에서 비가 와서 노게임이 된 것은 아쉬었다. 하지만 1이닝을 던졌고 그 1이닝 동안 내가 원하는 곳에 던지려고 했다. 비가 오는 것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경기를 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최대한 내 공을 던지면서 공격적으로 승부를 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내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두산전에서는 공격적으로 투구를 하다보니 운이 좋게 5이닝을 채울 수 있었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5이닝을 처음으로 던지는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하지만 한 번 5이닝을 던져보면서 나도 이렇게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구단에서도 내가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것을 바랄 것이다. 나도 데뷔 첫 승, 6이닝, 7이닝을 생각하기 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던지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어떤 경기에서는 6이닝도 던지고, 7이닝도 던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데뷔 첫 5이닝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항상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서 불펜 형들에게 미안했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5이닝을 던지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그동안 내가 3~4이닝밖에 던지지 못해서 불펜 형들이 너무 고생한 것을 알고 있다. 늘 형들에게 ‘그래도 5이닝은 던지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처음으로 5이닝을 던지고 나 스스로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이닝을 더 길게 끌고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 내 구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군에서 재조정을 거친 장재영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냥 마운드에서 한 타자 한 타자를 잡는데 집중하고 있다. 등판을 하지 않는 날에도 덕아웃에서 투수들이 어떻게 던지는지 보고 선배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배우고 있다. 조금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생각보다 높게 잘 나오고 있다”라고 최근 호투의 비결을 밝힌 장재영은 “삼진을 잡기 보다는 공격적으로 타자와 승부하려는 점이 잘되고 있다. 가끔 2스트라이크를 잡았을 때 삼진 욕심이 생겨서 힘이 들어갔다가 공이 날리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런 부분만 잘 조정하면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데뷔 첫 승리는 언젠가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볼넷을 줄이고 타자들과 더 공격적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남은 시즌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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