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회동’ 언제쯤…“빨리 만나자”는 친명-“급할 것 없다”는 비명

2023. 7. 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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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정치 복귀에 본격 시동을 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표 간 '명낙 회동' 성사 여부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나는 것보다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당의 방향을 이낙연 대표께서 직접 설정하는 것이 낫다고 건의드린 바 있다"면서 "'사법 리스크'나 '돈 봉투' 사건 등이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않은 채 이재명 대표를 만나서 그를 지지해달라는 친명계 압박에 굴복하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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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당 혁신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이재명 체제’ 직격…‘역할론’ 끌어올리기 포석도
친명 “빠른 통합 메시지” vs 친낙 “굴복은 안 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귀국 후 정치 복귀에 본격 시동을 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표 간 ‘명낙 회동’ 성사 여부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최근 공개석상에서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를 민주당 혁신 과제로 꼽은 데 대해 ‘이재명 체제’를 직격했다는 해석이 뒤따르면서 당내 긴장감도 팽팽해지는 모양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대선 경선에서 ‘라이벌’로 맞붙었던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만남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낙(친이낙연) 등 비명(비이재명)계 기싸움이 표면화되고 있다. 친명 쪽에선 만남에 ‘속도전’을 강조하면서 이 전 대표 측을 압박하고 있고, 비명계는 이 대표와 만나기 전까지 ‘역할론’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 서로 맞붙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앞서 현실정치와 당분간 거리를 두겠다던 당초 입장과는 달리, 최근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복귀를 위한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귀국 후 첫 지역 일정으로 2박3일 간 호남을 찾은 이 대표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 국민의 신뢰를 얻고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민들이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기대를 건 민주당에도 많이 실망한 것 같다”면서 “혁신은 민주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혁신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지목했다. 그는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현 단계로서 저의 역할”이라면서 다소 선을 그었지만, 이재명 대표 체제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한 것이 처음이라 정치적 의도가 내포됐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는 이번주 초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고, 민주당의 정치인으로서 예상된 일정들을 차례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 전 대표 행보에 대한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평산마을과 봉하마을을 방문한 뒤 본격적으로 ‘명낙회동’ 일정도 본격적으로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대표가 1년 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달 24일, 이재명 대표는 이 전 대표와의 통화에서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 대표 메시지가 이 전 대표를 향해 빠른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친명계의 움직임도 빨라진 상황이다. 친명계는 총선을 9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민주당의 통합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와 빨리 만나서 당 대표 중심으로 결속하는 방향으로 힘을 실어주는 것이 좋다”면서 “당의 단합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의 단합을 촉진하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표면적인 통합 무드를 ‘연출’하기 위한 만남에 속도를 낼 필요는 없다는 기류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나는 것보다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당의 방향을 이낙연 대표께서 직접 설정하는 것이 낫다고 건의드린 바 있다”면서 “‘사법 리스크’나 ‘돈 봉투’ 사건 등이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않은 채 이재명 대표를 만나서 그를 지지해달라는 친명계 압박에 굴복하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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