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분리 더 심해졌다”…이민자, 빈곤·저학력 불만에 화약고로 [프랑스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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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알제리계 17세 소년이 경찰 총에 숨진 사건이 프랑스 사회를 폭력과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주민의 절반 이상이 빈곤선 이하에 살고 있는 이민자 거주지역이 특히 경찰과 심하게 충돌하면서 프랑스 내 인종 차별을 둘러싼 논란이 전면에 등장하는 모습이다.
경찰에 살해돼 이번 시위의 도화선이 된 17세 나엘 메르주크의 영상이 유포된 후 프랑스에서는 닷새째 폭력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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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교통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알제리계 17세 소년이 경찰 총에 숨진 사건이 프랑스 사회를 폭력과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주민의 절반 이상이 빈곤선 이하에 살고 있는 이민자 거주지역이 특히 경찰과 심하게 충돌하면서 프랑스 내 인종 차별을 둘러싼 논란이 전면에 등장하는 모습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됐던 2005년 이민자 폭동이 재연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찰에 살해돼 이번 시위의 도화선이 된 17세 나엘 메르주크의 영상이 유포된 후 프랑스에서는 닷새째 폭력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250여 개의 경찰서가 공격을 받았고, 보건소, 시청, 도서관 등 국가를 상징하는 기관이 주요 공격 대상이다. 특히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저소득층 주거 단지에서 폭력 시위를 촉발하는 사건들이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프랑스와 독일 국경에 위치한 옛 광산 마을인 보르니의 상황이 이번 사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소개했다.
보르니는 부유한 상업지역인 메츠의 중심지에서 불과 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을이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흑인 또는 북아프리카계로 청소년들은 국가 서비스에서 소외되고 일자리와 교육 시스템에서 차별 받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경찰 신원 조회 때 인종 프로파일링을 당한다는 증언도 있다. 가디언은 최근의 경찰 총격 사건이 기폭제로 작용하며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가 폭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부족한 노동력을 대신하기 위해 이주민들을 적극 받아들였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민자는 약 855만명으로 전체 인구(6530만명)의 13.0%에 달했다. 아프리카 출신이 절반 가량이고, 이 가운데 알제리·튀니지·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3국 출신이 30%에 달한다.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던 이 국가 주민들은 프랑스어가 가능하고, 인건비가 저렴해 프랑스 성장에 이바지했다.
하지만 한번 터지면 사회를 위협할 정도로 확대되는 이주민 시위는 프랑스의 관대한 이주 정책이 사회 융합에 실패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2005년에는 아프리카 출신 청소년 둘이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감전사하면서 두 달간 소요가 이어졌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도 클리시-수-부아라는 대표적인 빈곤지역이었다. 이곳의 빈곤율은 전국 평균 대비 3배 높다.
당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차별이라는 ‘독'과 싸우겠다고 약속했지만 클리시-수-부아의 인종 분리는 더욱 악화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990년에는 이 지역 주민의 40%가 이민자였는데 현재는 59%로 늘어났다. 어린이의 75%는 프랑스인이 아닌 부모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리시-수-부아에 사는 43세 택시 기사 나빌은 FT에 “이 지역이 어떻게 버려졌는지 보라”며 “이런 곳에서는 비행을 제외하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특히 그는 무슬림에 대한 인종차별이 고착화되어 있다며 “만약 우리 아이들도 문제를 일으키면 경찰 손에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여기서 태어난 20대 말릭도 2005년 폭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친척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그는 “모두가 지금 ‘경찰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프랑스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폭력 시위로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 개혁에 이은 또한번의 정치 위기에 처하게 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되었을 때 “경제를 자유화하고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는 불평등을 종식시키겠다”고 말했지만 지난 6년간 빈민가에 대해 거의 한 일이 없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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