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교황 특사 "우크라 평화 계획 대신 인도적 문제 논의"
지난달 우크라 키이우 방문한 데 이어 모스크바 찾아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특사가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을 러시아 측에 제안하는 대신 인도주의적 문제를 논의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마테오 주피 추기경은 이날 이탈리아 국영 RAI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회담은 우리가 집중해온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중요했다"면서도 "평화 계획은 없었으며 중재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주피 추기경은 이어 "폭력을 종식하고 어린아이들을 보호하는 것부터 시작해 인간의 생명을 보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열망이 크다"며 "며칠 내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회담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청도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주피 추기경의 이번 방문은 "평화의 길을 여는 인도주의적 이니셔티브를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이탈리아 주교회 의장인 주피 추기경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특사로 임명했다. 이에 주피 추기경은 지난달 28일부터 1박2일 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주피 추기경은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위원과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외교 보좌관,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와 차례로 회담했다. 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리보바-벨로바 위원은 지난 3월 푸틴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아동을 불법 이주시킨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았다.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퇴폐적인 서방 문화에 맞선 '성전'이라고 규정하며 푸틴 대통령을 옹호해 전세계 기독교 공동체를 분열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주피 추기경이 언급한 '인도주의적 문제'란 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안전한 송환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6일 키이우를 찾은 주피 추기경과 어린이 송환 문제를 논의했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도 지난 4월 교황을 알현한 뒤 납치 어린이 귀환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지금까지 1만9500명의 자국 어린이가 러시아 본토 혹은 강제병합된 크림반도로 끌려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30일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사절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교황청 평화 특사가 러시아를 방문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주일 축사에서는 여름철에도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계속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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