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찮은 판정 속 아쉬운 U-17 아시안컵 준우승' 변성환 감독 "경기 운영 미흡, 일본과 리벤지 매치 하고 싶어"

박찬준 2023. 7. 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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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다시 한번 리벤지 매치를 하고 싶다."

변성환 17세 이하(U-17) 대표팀 감독의 아쉬움이었다. 한국 축구가 또 다시 일본의 벽에 가로막혔다. 톡톡 튀는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의 기대감을 키운 대한민국 U-17 축구대표팀은 2일 태국 빠툼타니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0대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2002년 이후 21년만의 U-17 아시안컵 우승이 무산됐다. 동시에 한-일전 5연패를 당했다. 한국은 2021년 3월 A대표팀 친선경기를 시작으로 2022년 6월 U-16 인터내셔널 드림컵, 같은 달 U-23 아시안컵 8강,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까지 5경기 연속 일본에 똑같은 0대3 스코어로 패하며 자존심에 생채기를 입었다.

거침이 없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다. U-17 대표팀은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한 뒤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연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 당일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선곡하며 의지를 다잡았다. 변성환 U-17 감독은 "모든 걸 다 쏟겠다"고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변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빼들었다. 4골로 대회 득점 선두를 질주 중인 주장 김명준(포철고)이 어김없이 공격 선봉으로 출격한다. 윤도영(충남기계공고) 양민혁(강릉제일고)이 측면에 배치됐다. 진태호(영생고) 임현섭(매탄고) 백인우(용인축구센터 덕영)이 '스리 미들'을 구축했다. 서정혁(영생고) 고종현(매탄고) 강민우(현대고) 이창우(보인고)이 포백을 꾸리고, 홍성민(포철고)이 골문을 지켰다. 지난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전 대비 한자리가 바뀌었다. 황지성(대건고) 대신 서정혁이 출격했다.

우천으로 인해 축축해진 잔디 상태는 변성환호 특유의 패스플레이의 방해요소로 작용했다. 공이 잔디 위로 굴러가다 멈췄다. 주고 받는 패스 플레이가 나오기 어려웠다. 14분 수비수 고종현이 일본 원톱 미치와키를 방어하다 경고를 받았다. 15분 진태호가 좌측에서 가운데로 파고 들다 일본 혼다에게 걸려넘어졌지만, 주심은 노파울 선언했다. 중계화면은 이후 두 번이나 느린 화면으로 진태호가 넘어지는 상황을 보여줬다. 20분 백인우가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일본이 반격했다. 23분 미치와키가 문전 앞에서 노마크 헤더 찬스를 잡았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34분 나와타의 슛 역시 골키퍼 홍성민에게 잡혔다. 37분 한국이 일대일 찬스를 잡았다. 진태호가 빠르게 달려가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달려나온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되던 43분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한차례 경고를 받았던 고종현이 수비 지역에서 다시 미치와키에게 파울을 범하면서 누적경고로 퇴장을 당했다. 주심은 미치와키가 공중볼을 먼저 컨트롤한 이후 고종현이 한 발 늦게 몸으로 밀었다고 판정했다. 이어진 프리킥 찬스에서 나와타의 오른발 슛이 골문 좌측 구석에 꽂혔다. 한데 파울을 범한 지점과 프리킥을 찬 지점이 달랐다. 골문으로부터 대략 5m 가까운 지점으로 공을 옮겼지만, 주심은 어떠한 제지도 하지 않았다. 팬들은 '편파 판정'이라고 의심했다. 전반은 일본이 한 골 앞선채 마무리했다.

출처=중계화면 캡처
출처=중계화면 캡처
◇일본 나와타 가쿠 프리킥 지점. 출처=중계화면 캡처
◇고종현 파울 위치. 한 칸 가량 차이가 난다. 출처=중계화면 캡처

변 감독은 전반 막바지 미드필더 양민혁을 빼고 수비수 유민준을 투입하며 후반 반전을 도모했다. 후반 9분 사토의 슛은 골키퍼 홍성민이 쳐냈다. 하지만 21분, 일본이 한국의 가운데 지점을 파고들었고, 나와타가 추가골을 만들었다. 박승수 김성주 이수로 김현민이 줄줄이 투입됐지만, 반전은 없었다. 후반 38분 한국 김명준이 페널티 박스 안 좌측 지점에서 공을 향해 달려가다 상대 골키퍼의 팔에 걸려넘어졌지만, 주심은 이번에도 '노 파울'을 선언했다. 벤치에서 강하게 항의하는 변 감독에게 도리어 경고를 내밀었다. 한국은 추가시간 미치와키에게 추가실점하며 경기를 0대3으로 끝마쳤다.

경기 후 변 감독은 "끝까지 경기장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고 아주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난 이후에 우리 선수들 눈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감독으로서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 꼭 다시 한번 리벤지 매치를 하고 싶은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결국 최고 변수는 퇴장이었다. 변 감독은 "숫자가 하나 부족해지면서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다. 3백이나 때로는 상황에 맞으면 그냥 4-4-1 형태나 3-4-2 형태로 우리가 경기 운영을 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경기 흐름을 쭉 지켜보니 굳이 3-4-2로 경기 운영을 하는 것보다는 그냥 4-4-1 형태로 유지를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공간을 차단하고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면서 상대에게 압박을 준다면 분명히 65분 이후에 찬스가 날 거라고 예상을 했다"고 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이어 "결과론적으로 찬스도 만들어냈다. 준비도 많이 했기에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운 것 같다. 사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는 입장에서는 오늘은 경기 운영적인 부분에서 좀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변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저희만의 철학과 플레이 스타일 원칙을 기반으로 했다. 단 한 번도 팀 방향성에 대해서 변화를 준 적이 없었다. 대회를 하기 전이기 때문에 과연 우리가 가고자 하는 이 축구가 좋은 축구인지 아니면 좋지 않은 축구인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부분들이 부족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서 우리 선수들의 능력치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고, 내가 가진 제 철학과 우리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운동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증명을 했다. 앞으로 이 부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서 부족한 부분들을 수정 보완 작업하면서 남은 월드컵 기간 동안 더 강한 팀으로 만들기 위해서 많이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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