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eview] ‘1310일만의 복귀전’ 로페즈, 흐르는 세월에도 여전했던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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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클래스는 여전했다.
수원 FC는 2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0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3으로 패했다. 수원 FC는 이날 경기 패배로 4경기 연속 무승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 가장 기대를 모았던 포인트는 4년 만에 K리그로 복귀한 로페즈의 경기 출전 여부였다. 2015년 임대생 신분으로 제주에 합류하며 한국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한 로페즈는 입단 첫 시즌만에 33경기 11골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측면 자원으로 등극했고 팀의 상위 스플릿행에 주역이 되었다, 바로 다음 시즌 로페즈의 활약을 지켜본 전북이 무려 18억이라는 거액을 지불하고 완전 영입에 성공하며 한국에서의 생활을 이어가게 된 로페즈였다.
전북이라는 막강한 스쿼드를 보유한 팀에서 로페즈는 완전히 날아올랐다. 전북에서 활약한 4년 동안 총 157경기에서 48골 33도움, 리그 우승 3회, 리그 베스트11 2회를 기록하며 이동국, 김신욱과 더불어 2010년도 중후반 전북의 왕조를 이끈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와 같은 활약에 당시 압도적인 자금력을 갖춘 중국슈퍼리그의 상하이 상강에서 무려 72억 4000만원이라는 엄청난 이적료(K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수입이다)를 지불했고 5년 만에 한국 생활을 정리했던 로페즈였다.
한국을 떠난 이후 약간의 어려움이 찾아오기도 했다. 2021년 튀르키예 쉬페르리그의 페네르바체 SK로의 이적을 앞두고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하며 이적이 무산되었고 이후 상하이 상강과의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 지바, FC 보르스클라 폴타바 등 다양한 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갔다. 그런 그에게 다시 한번 손을 내민 팀은 수원 FC였다. 올 시즌 이승우, 이광혁, 무릴로 등 기대받던 공격 자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수원 FC 입장에선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였다. 김도균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로페즈에 대한 칭찬과 기대감을 드러냈고 이르면 포항전을 통해 복귀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김도균 감독의 예고와 같이 로페즈는 포항 원정 명단에 포함되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양상은 완전히 포항이 주도했다. 수원 FC는 경기 시작 7분 만에 U-22 자원인 정재윤과 김예성을 빼고 이승우와 오인표를 투입, 이후 후반 시작과 함께 중원 자원인 김선민을 빼고 공격 자원인 김현을 투입하며 공격을 시도했으나 위협적인 찬스를 거의 만들어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랜트, 제카에게 2골을 내리 실점하며 3경기 무승을 끊어내지 못할 위기에 처해있었다.
그런 답답한 상황에서 김도균 감독이 꺼낸 카드는 로페즈였다. 오인표를 대신해 후반 21분 우측면 공격수로 교체 투입된 로페즈는 투입과 동시에 골대를 맞추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포항의 골문을 두들겼다. 또한 우측면 풀백 정동호와 뛰어난 연계 플레이를 보여주며 측면에서의 파괴력을 더욱 살리거나 직접 볼을 운반해 최전방의 라스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찔러넣는 등 답답했던 수원 FC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4년이라는 세월동안 또 한가지의 무기를 장착한 로페즈였다. 과거 압도적인 스피드와 뛰어난 피지컬로 상대의 측면을 파괴하는 스타일의 선수였다면 이젠 3선 지역까지 내려와 팀의 전반적인 빌드업 과정에 참여하는 이른바 ‘축구 도사’ 스타일까지 장착한 모습이었다. 이러한 로페즈의 활약으로 수원 FC의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비록 승부를 뒤집진 못했으나 만회골까지 터뜨리며 승부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킨 수원 FC였다.
글=‘IF 기자단’ 1기 이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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