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문재인 정부 태양광 등 ‘전력산업기금’ 비위 5824억 추가 적발

박광연 기자 2023. 7. 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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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에서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보급 등에 투입된 기금 5824억원이 부실 집행된 사실이 추가 적발됐다. 1차 조사에서 확인된 2616억원 비위를 감안하면 총 8440억원 가량의 사업이 위법하거나 부적절했던 셈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권 카르텔 비리”로 규정한 만큼 여권을 중심으로 전 정부에 대한 대대적인 비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5359건(사업비 5824억원)의 비위를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점검 대상은 한국전력 전력기금사업단,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지방자치단체 25곳으로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진행된 1차 점검 때보다 확대됐다.

정부는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으로 대출된 6607건(1조1325억원)을 전수조사한 결과 총 3010건(4898억원)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리는 등의 방식으로 허위·과다대출 받거나, 대출 후 세금계산서를 취소·축소해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 건축물 태양광 시설의 경우 곤충사육사와 버섯재배사 등 농축수산물 생산시설로 위장해 부당 대출을 받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 25곳이 집행한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보조금 사업 비위는 총 1791건(574억원) 적발됐다. 보조금 집행 내역을 허위 결산하거나 상급기관 승인 없이 다른 사업에 부당 집행한 경우, 쪼개기 수의계약을 맺거나 사업자가 지자체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수의계약을 맺은 사례 등이 확인됐다. 사업자가 지자체 보조금으로 부동산을 부당 취득하고 임의로 처분한 비위도 드러났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의 전력분야 R&D(연구·개발) 사업 부실은 총 172건(266억원) 확인됐다. 사업비 정산·회수 미이행, 연구비 이중 수령 등 예산 관리·집행에서 문제점이 적발됐다. 그밖에 한국전력 퇴직자 단체의 자회사가 65개 도서지역 발전시설 운영을 27년간 수의계약으로 위탁받는 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하고, 한국전력의 ‘친환경마이크로그리드 사업’ 관리를 부실하게 하는 등 총 386건(86억원)의 기타 비위도 드러났다.

정부는 이번 점검에서 드러난 문제와 관련해 626건을 수사의뢰하고 85건에 대해 관계자 문책 요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법·부당집행 금액으로 특정된 404억원은 환수를 추진한다.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점검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9월 발표된 1차 점검에서 총 2267건(2616억원)의 비위가 확인되자 조사 대상과 사업 범위 등을 늘려 추가 점검했다. 1·2차 점검 결과를 종합하면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비위 규모는 총 7626건(8440억원)에 달한다.


☞ 문재인 정부 ‘신재생에너지 지원’ 점검한 윤석열 정부···2600억 부실 적발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209131115021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 전력분야 연구·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2조원이 투입됐다.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 정책에서 원전 비중을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려는 의지가 반영됐다.

정부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주요 집행사업인 태양광 발전 지원사업은 향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더욱 확대돼야 할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정부의 지원정책 방향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원전의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에너지 믹스’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2차 점검 결과 발표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현 정부와 여권의 정치적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차 점검 결과가 발표된 이후 태양광 관련 비위를 “이권 카르텔 비리”로 강하게 비난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태양광비리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고,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은 대대적인 수사·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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