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도, 방문도 '불발'… 되는 일 없는 佛 마크롱

김태훈 2023. 7. 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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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차별화한 프랑스만의 독자적 세계 전략'을 내세우며 국제 외교무대를 주름잡고 다녀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체면을 완전히 구기고 말았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독일을 국빈으로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프랑스 국내에서 격화하는 시위로 인해 연기됐다.

폴리티코는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애초 2∼4일로 예정돼 있던 국빈 방문의 연기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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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격에 사망한 17세 청년 사건
항의 시위 격화에 獨 국빈 방문 연기
2023년 초 연금개혁 반대 시위 확산에
찰스 3세의 佛 국빈 방문 연기되기도
‘미국과 차별화한 프랑스만의 독자적 세계 전략’을 내세우며 국제 외교무대를 주름잡고 다녀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체면을 완전히 구기고 말았다. 프랑스 국내 사정으로 외국 정상의 국빈 초청이 연기된 데 이어 이번에는 자신의 외국 국빈 방문마저 뒤로 미뤄졌다. 외교에서 국빈 초청 및 방문 일정은 두 나라가 오랜 협상 끝에 합의한 약속인 만큼 이를 어기는 경우 해당 국가의 신뢰도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이 시위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열린 정부 긴급 회의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 왼쪽은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파리=EPA연합뉴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독일을 국빈으로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프랑스 국내에서 격화하는 시위로 인해 연기됐다. 폴리티코는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애초 2∼4일로 예정돼 있던 국빈 방문의 연기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성명을 통해 “시위 상황을 감안할 때 며칠은 더 국내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시위 사태는 ‘나엘’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알제리·모로코계 17세 소년이 6월 27일 교통법규 위반으로 차를 멈춰 세운 경찰을 피해 달아나려다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서 비롯했다. 당일부터 경찰의 과잉 대응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해 6일째 이어지고 있다.

단순 시위를 넘어 자동차나 건물을 불태우는 방화는 물론 상점들 약탈까지 잇따르며 사실상 폭동 수준으로 비화하자 프랑스 경찰은 인력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섰다. 주요 도시 곳곳에 장갑차와 헬리콥터, 특수부대가 배치된 가운데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도 경찰의 불심검문이 이뤄졌다.
프랑스에서 경찰 총격으로 17세 청년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개선문이 보이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무장한 경찰관들이 배치돼 있다. 파리=AP연합뉴스
프랑스의 중요한 외교 일정이 시위 때문에 차질을 빚은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두 번째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3월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국빈으로 초청해 성대한 환영식을 열 예정이었다. 찰스 3세가 즉위 후 첫 국빈 방문 대상국으로 프랑스를 선택한 점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엘리제궁 대신 베르사유궁에서 성대한 국빈 만찬을 여는 등 극진한 대접을 예고했다.

하지만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발표되며 상황이 다급해졌다.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야당 정치인들은 시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고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일각에선 “찰스 3세의 국빈 방문을 저지하겠다”는 위협까지 내놓았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은 찰스 3세한테 직접 양해를 구하고 국빈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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