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의 타임캡슐] 부동산 스타트업 '집토스' 2년간의 생존기록
(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지디의 타임캡슐'은 기업가치 1조원을 꿈꾸는 '내일의 유니콘 기업'을 만나는 인터뷰 코너입니다. "회사의 2년 뒤를 예상해보고, 2년 뒤 다시 만나 그 때 그 다짐과 약속을 점검해보면 어떨까"하는 취지에서 기획됐습니다. 이번에는 2년 전 만났던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집토스'를 다시 만나, 지난 날 묻어뒀던 그 때의 다짐과 그 간의 생존 이야기들을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올해 창업 8년차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스타트업 집토스는 공인중개사를 직접 채용, 교육해 직영 부동산을 운영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당장 재무적 손해를 보더라도 빠른 외형 성장을 통해 국내 부동산 시장에 혁신의 아이콘이 되고팠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이재윤 집토스 대표의 생각은 그랬다. 그는 집토스를 공인중개사의 양성소이자 일터로 만들어 직영 부동산을 빠르게 늘리는 것에 꽂혀 있었다. 충분히 승산 있다는 계산이었고, 자신 넘쳤다. 그런 그의 생각과 계획은 조금씩 달라졌다. 부동산 거래가 크게 줄었고, 투자 업계가 혹한기에 접어든 이유가 컸다.
결국 직영이 아닌 가맹 형태로 사업 방향을 틀기로 했다. 소속 공인중개사를 떠나보내는 대신, 성장한 공인중개사들이 집토스 가맹 공인중개소를 열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현재 집토스는 서울 직영점 1곳, 가맹점 7곳을 운영하는 회사로 탈바꿈됐다. 어렵게 고용한 인력들을 내보내야 하는 결정을 하기까지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다행히 우려했던 만큼의 큰 진통은 없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과거의 이재윤 만난 현재의 이재윤..."허황된 꿈도 꿨지만, 단단한 회사 됐다"
이 대표는 2021년 4월 지디넷코리아와의 첫 인터뷰 당시 "2년 뒤 다시 보자"고 약속했다. 1년은 너무 짧고 3년은 너무 긴 거 같으니 2년 뒤 다시 만나, 과거에 세웠던 계획을 다시 꺼내어 점검해보고 지나온 이야기들을 다시 나누자고 했었다. '과거의 이재윤'이 '미래의 이재윤'에게 남긴 영상 편지도 확인하자고 했다.[☞2년 전 인터뷰 기사 다시 보기]
그 때 묻어뒀던 '지디의 타입캡슐'을 약속대로 2023년 6월 중순 같이 꺼내어 보았다. 결과적으로 과거의 계획이 지켜진 것도 있었고, 전혀 그렇지 못한 것도 있었다. 공인중개사를 위한 양성소가 되겠다는 계획은 지켜졌지만, 직영 부동산을 빠르게 늘려 성장하고 사옥도 마련해 직원들의 복지와 처우를 개선하고 싶다는 꿈은 좀 더 미루게 됐다. 당시 계획을 돌이켜 본 이 대표는 "허황된 꿈이었다"며 "외형보다는 내실에 집중함으로써 재무적으로 회사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현재의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단단한 회사로 만드는 것이 그 어떤 복지보다 직원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한 차례의 구조조정과 얼마 전 소속 공인중개사들을 떠나 보낸 집토스는 현재 12~14명 정도의 인력으로 창업 8년 만에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어디서도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공인중개사들을 마치 논산 훈련소처럼 교육하고 키우겠다는 계획은 변하지 않았다. "집토스 출신 공인중개사들이 대우 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재윤 대표의 계획과 다짐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아니 더 강해졌다.
"직영 운영 노하우로 가맹 사업 자신...생각보다 내가 단단하다는 걸 깨달아"
이 대표에 따르면 집토스는 다년 간의 직영 운영 경험으로 공인중개사를 전문가로 육성하는 교육 시스템과, 효율적으로 중개업을 수행하는 IT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것이 가맹 형태로 사업을 전환해도 되겠다는 새 자신감을 얻게된 계기다. 본사는 공인중개사 교육과 IT 인프라 개발에 집중하고, 가맹점주는 운영 및 관리에 집중해 더 빠르게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이재윤 대표는 자신을 일로 몰아붙이고 채찍질하기보다 이제는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됐다며 “무조건 흑자 내는 단단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느리다 보니 회사 성장 속도 역시 생각만큼 빠르진 않겠지만, 이 시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열심히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래서 사업 형태를 직영에서 가맹으로 바꿨다”면서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리고 있지만 다시 2년 뒤 서울뿐 아니라 전국 어디든 누구나 한 번쯤 써보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또 “어려움과 시련은 그대로 부딪치는 수밖에 없고, 생각보다 내가 단단하다는 걸 알았다. 모든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강철같은 심장이 생겼다”면서 “올 하반기 영업현금 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개사가 일하는 방식을 정의하는 회사가 되겠다. 오랫동안 잘 버티고 회사 팀원들이 단단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2년 뒤 자신에게 “성장하려고 너무 자신을 압박할 필요 없이 여유 있게,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여유있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영상 편지를 썼다. 함께 하고 있는 임직원들에게는 “답답한 것도 많았을 텐데 작은 믿음 하나로 잘 버텨줘서 너무 고맙다”면서 “지금과 같은 조직력을 이어간다면 어떤 시련인들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글로 다 담지 못한 집토스의 '리얼 생존기'는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백봉삼 기자(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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