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빛난 100명의 CEO…1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2023 대한민국 100대 CEO ]

2023. 7. 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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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평가정보와 공동 선정
[스페셜 리포트 : 2023 대한민국 100대 CEO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는 누구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한경비즈니스는 매년 NICE평가정보와 함께 ‘대한민국 100대 CEO’를 뽑고 있다. 외부 감사를 받는 기업들(비상장사 포함)의 전년도 실적을 토대로 이를 선정한다.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인 100개의 기업을 추려 해당 기업을 이끄는 CEO들의 활약상을 조명해 왔다. 

올해도 작년 1년간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한국 기업들을 이끌고 있는 CEO들을 추려 ‘2023 한경비즈니스 100대 CEO’를 선정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속되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탁월한 전략과 리더십을 앞세워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조사는 급변하는 대내외 정세가 고스란히 순위에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과거 조사 때보다 순위 변동 폭이 컸다.

10명에 달하는 CEO가 새롭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톱5’ 내에서도 큰 순위 변화가 나타났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톱5에 이름을 올렸던 LG전자가 7위로 떨어졌다. KB금융지주는 4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5위권 내에 안착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첫 4위 기염

이 밖에 많은 기업들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하지만 1~3위는 변함이 없었다.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현대차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부터 3위는 2020년부터 4년 연속으로 삼성전자·현대차·SK의 순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100대 CEO 첫 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그간 한경비즈니스가 조사한 100대 CEO(기업)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한 부회장의 지휘 아래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헤 ‘300조 매출 시대’를 열었다. 한국 기업으로 연매출 300조원을 달성한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계속되는 ‘반도체 한파’에도 불구하고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 등을 이어 간 것이 주효했다.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위기를 정면 돌파하며 부진했던 업황을 이겨 낼 수 있었다.

2위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다. 장 사장은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에 발맞춰 모빌리티 재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와 제휴, 인재 영입 등을 앞세워 현대차를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대약진’을 이뤄내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에서 셋째로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면서 테슬라의 자리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3위는 최태원 SK 회장이다. 그는 SK의 사업 구조를 역동적으로 바꿔 왔다. 그룹 내부적으로 ‘최태원 시프트’라는 말이 나올 만큼 사업의 대전환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인물이 최 회장이다. 그 결과 SK는 에너지·화학 중심에서 반도체·소재, 바이오, 그린 에너지, 디지털 등 4개 사업 영역으로의 대전환에 성공했다. 이런 변신은 SK의 매출 수직 상승으로도 이어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톱5 중 이변의 주인공은 4위를 기록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다. 윤 회장의 과감한 인수·합병(M&A) 전략이 빛을 발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윤 회장은 오랜 기간 KB금융지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 경쟁력 있는 비은행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합병,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현재 KB금융지주는 금융권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26계단 점프

금융사들의 강세는 KB금융지주뿐만이 아니었다. 가장 큰 폭의 순위 상승을 기록한 기업은 최희문 부회장이 이끄는 메리츠증권이었다. 전년보다 순위가 26계단 뛴 14위를 차지했다. 메리츠증권은 최 부회장 부임 후 회사의 체질을 크게 개선했다. 최 부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대부분 금융회사가 부동산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을 때 과감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메리츠증권의 주요 수익원으로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순위 시장과 우량한 사업장을 공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수익성을 높인 것이다. 그 결과 메리츠증권은 2022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925억원을 달성했다. 창사 이후 첫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이자 증권업계 1위였다.

이 밖에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0계단 오른 49위,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9계단 상승한 56위,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25계단 상승한 68위를 각각 기록하는 등 증권업계 CEO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주식 투자 광풍은 지나갔지만 수익원 다변화, 투자은행(IB) 사업 확대 등이 증권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며 순위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롭게 이름을 올린 총 11명의 CEO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추형욱 SK E&S 사장이다. SK그룹의 가스·전력 계열사인 SK E&S는 올해 단숨에 81위에 진입했다.

SK E&S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0조원, 1조원을 넘어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여파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라 전력 도매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86위에 이름을 올리며 100대 CEO에 진입한 이경호 중흥토건 대표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중흥토건은 지난해 전년(2021년 매출 1조7674억원) 대비 9조3390억원 오른 11조106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퀀텀점프’를 이뤄 냈다. 실적 상승의 배경은 재건축·재개발 수주 성과다.

중흥토건은 2020년 전체 건설사 중 도시 정비 사업 실적 7위에 올라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10명으로 가장 많은 CEO를 배출했다. SK그룹은 총 7명의 CEO를 배출해 그 뒤를 이었다.

 

▶선정 방법
한경비즈니스는 NICE평가정보와 공동으로 2000년부터 ‘대한민국 100대 기업’을 선정해 왔다. 2020년부터는 이를 ‘한경비즈니스 100대 CEO’로 재편했다. 기업의 실적은 경영자들의 역량이 좌우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평가 대상은 비상장사를 포함해 외부 감사를 받는 기업의 CEO다. 정부 산하 공단과 비상장 공기업, 협동조합, 외국계 기업은 제외했다. 2022년 1~12월 1년간 결산 자료를 기준으로 선정했다. 12월 결산 법인이 아니면 해당 기간 내 종료되는 회계 기간을 기준으로 삼았다. 자료는 NICE평가정보가 각 사가 공시한 재무 자료를 정리해 분석했다(연결 재무제표 기준, 연결 재무제표가 없는 곳은 개별 재무제표). 매출 기준으로 상위 100개 기업 CEO를 ‘100대 CEO’에 선정했다. 단 CEO가 현재 공석인 한국전력과 KT는 순위에 포함하지 않았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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