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아파트 깡통전세 늘고 중소 건설사는 부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광주 집값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떨어지고 있지만 거래는 부진하며, 전세가 하락으로 ‘깡통전세’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공사원가 급증과 미분양 물량 확대로 중소 건설사는 물론 제2금융권 부실마저 우려되고 있다.
3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의 ‘광주광역시 주택시장 관련 리스크요인 점검 및 수급여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광주지역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5.1%로 최근 10년 평균인 4.4%보다 높았다.
한국은행은 금융권이 보유한 주택 평균가격 데이터에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수치를 도출했다.
광주지역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지난 2013년 3%대에서 2016년 4%를 돌파, 2021년 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는 광주도 최근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깡통전세’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분석 결과가 담겼다.
한국은행은 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낮은 역전세 물량이 증가해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매가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져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기 어려워지는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광주지역 실거래 마이크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매가와 전세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올 4월 기준,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42.0%,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7.7% 수준이었다.
이들 위험가구 중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에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비중이 역전세가 60.0%, 깡통전세가 68.0%로 나타나 이 기간 역전세와 깡통전세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광주는 역전세과 깡통전세 비중, 시세격차가 전국 평균보다는 낮았다.
최근 급등한 원재자 값과 높은 금리로 인한 미분양 물량 증가로 자금여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 중소건설사와 부동산PF 대출을 크게 확대한 제2금융권의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중소 건설사의 주요 재무지표를 살펴보면 수익성과 유동성에서 전국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부채비율이 높았다.
특히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과다부채기업 비중이 75%를 웃돌며 주요 광역시 평균인 68.5% 대비 높았다.
만약 앞으로 중소 건설사가 추진한 주택사업에서 미분양이 추가로 증가해 전반적인 주택경기의 하방 충격이 발생할 경우 부실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2금융권의 잠재리스크를 점검해본 결과, 저축은행 PF대출의 경우 지난 2~3년간 규모가 크게 증가한 반면 건전성 지표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PF대출 잔액이 2020년말 800억원에서 2023년 1분기말 3000억원으로 큰 폭 증가했으며, 자기자본 대비 PF대출 비중이 97.9%로 전국(67.8%) 평균보다 높았다.
한국은행은 건전성 지표 악화로 주택사업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는 등의 위험요인에서 제2금융권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국은행은 광주지역 주택가격이 당분간 현재 수준의 하락폭 축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으며, 향후 역전세·깡통전세 , 주택시장 상승기 갭투자 물량의 시장 출회 수준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 광주지역 주택시장은 주택가격 상방압력(입주물량 부족)과 하방압력(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저가매도 매물 증가 등)이 상존하는 가운데 주택 소비심리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소비심리 회복세의 경우 외지인 투자수요가 과거와 비교하여 낮은 수준이고 여전히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높으며 향후 대출금리 경로의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어 단기간에 매수심리가 큰 폭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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