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군, 동부전선서 바그너 용병 2만1000명 제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FPBBNews=뉴스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후 동부전선에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대원 2만100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페트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전선에서만 2만1000명의 바그너 용병을 제거했으며, 8만명이 넘는 부상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그너그룹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덧붙였다. 다만 CNN은 양측 모두 사상자를 공개하지 않아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같은 주장은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3일 반란 작전을 개시했고, 군사 거점을 차례로 장악하며 푸틴 대통령이 있는 모스크바로 돌진했다. 그러다 이튿날 모스크바를 약 200㎞ 앞두고 돌연 진격 중단을 선언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형사 책임을 면제받고 벨라루스로 망명하는 조건으로 반란을 중단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프리고진의 반란이 러시아의 전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이 상황을 이용해 적(러시아군)을 우리 땅에서 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반격을 서두를 생각은 없다"며 "1m마다, 1㎞마다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다. 인명을 존중하기 위해 신중히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그너그룹 직원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은 이날 "특별군사작전(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칭하는 말)에 일시적으로 불참하고 벨라루스로 이전함에 따라 채용 센터 업무를 한 달 동안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