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가 빚은 관음증…'고디바 부인' 전설에 답있다[손엄지의 IT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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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황의조 사태'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SNS) 시대에 철저히 둔감해진 사회의 도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핑 톰은 '고디바 부인' 전설에서 유래된 속어다.
영주의 과도한 세금 징수와 폭정에 시달린 시민들은 그의 아내인 고디바 부인을 찾아가 선처를 거듭 부탁했다.
물론 황의조 사태에서 피해자 여성분이 고디바 부인과 같이 숭고한 의도는 없었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죄가 없는 사람까지 피해를 보면 안 된다는 것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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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관음적인 욕망보다 사람의 인격을 소중하게 여긴 '고디바 부인' 이야기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이른바 '황의조 사태'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SNS) 시대에 철저히 둔감해진 사회의 도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황의조 사생활을 폭로한 SNS에 여성 피해자 신체가 노출되는 영상이 떴지만, 대부분은 죄의식 없이 해당 영상을 즐기고, 공유했다. 원 게시글이 삭제된 지금도 동영상은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디지털 세상에는 '피핑 톰'이 가득하다.
피핑 톰은 '고디바 부인' 전설에서 유래된 속어다.
11세기 중세의 영국 코벤트리시에 고디바 부인이 살았다. 그는 코벤트리시의 영주인 레오프릭 3세의 부인이었다.
영주의 과도한 세금 징수와 폭정에 시달린 시민들은 그의 아내인 고디바 부인을 찾아가 선처를 거듭 부탁했다. 인자하고 이타적이었던 고디바 부인은 남편에게 세금을 내려줄 것을 호소했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디바 부인은 "세금을 내리지 않으면 나체로 말을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겠다"고 협박했지만, 영주는 오히려 "그러면 청을 들어주겠다"고 반박했다.
고디바 부인은 고민 끝에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소식은 코벤트리시 전체에 퍼졌고, 시민들은 그의 뜻을 존중해 거사가 이뤄지는 날 어느 누구도 외출하지 않기로 했다.
고디바 부인은 머리카락으로 몸을 최대한 감싼 채 말을 타고 거리를 나섰다. 시민 모두가 창문을 닫고 커튼을 내렸으며 문을 걸어 잠갔다.
영주는 그녀의 용기있는 행동에 감동해 세금을 경감하고 선정을 베풀었다고 한다. 코벤트리 시민들은 원하던 것을 얻었고, 삶은 더욱 윤택해졌다.
하지만 금기를 어긴 자가 있다. 고디바 부인의 재단사인 톰이었다. 톰은 영주 부인의 옷을 만들 때마다 그의 몸을 훔쳐보고 싶었을 터. 그렇게 '관음하는 자'를 나타내는 속어인 '피핑 톰'(훔쳐보는 톰)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지금 우리 사회는 피핑 톰과 같은 관음증을 부추기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어느정도 상대방의 사생활을 캐낼 수 있고, 불법적인 촬영물은 삽시간에 퍼져나간다.
산업화를 지나 정보화 시대로 넘어왔고, 인공지능(AI)이 개발되면서 디지털 세상은 더욱 고도화되었지만, 우리의 의식 수준은 그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이를 정제할 법과 제도도 정비되지 않았다.
물론 황의조 사태에서 피해자 여성분이 고디바 부인과 같이 숭고한 의도는 없었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죄가 없는 사람까지 피해를 보면 안 된다는 것에 집중하자.
당장의 관음적인 욕망보다 사람의 인격을 소중하게 여겼고, 모두가 '선(善)'을 위해 단합했던 '고디바 부인'의 이야기를 새겨들어야 할 때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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