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갈 만한 산 BEST 4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 十二仙女湯溪谷(1,210m 대승령)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려한 산의 가장 수려한 계곡이다. 선녀가 내려와 놀았을 법한 12개의 탕이 있다고 하여 이름이 유래한다. 과거 탕수동湯水洞이란 이름으로도 불렸는데 역시 넓은 소와 탕이 많다는 데서 유래한다.
그만큼 그림 같은 폭포와 물줄기에 암반이 패여 이루어진 소나 탕이 많다는 의미다. 노산 이은상 선생은 8폭8탕이라 했고, 조선시대에는 5폭10탕이라 했다. 과거에는 위험한 계곡으로 손꼽혔으나 국립공원 지정 후 꾸준히 데크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비교적 안전하게 오를 수 있는 아름다운 계곡 산행의 대명사로 꼽힌다.
남교리 공원지킴터를 출발해 십이선녀탕계곡을 올라 주능선인 대승령에서 장수대를 잇는 12km이며 8시간 정도 걸린다. 오르막이 길어 초보자에게는 권하기 어렵지만, 지구력이 충분히 있고 믿을 만한 사람과 동행한다면 가능하다. 장수대에서 대승령까지 3km로 십이선녀탕계곡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아, 장수대를 기점으로 남교리로 하산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계곡은 하산길보다 올라가면서 봐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체력과 시간이 충분하다면 남교리를 들머리로 삼는 것이 정석이다.
두악산斗岳山(723m)
단양8경으로 유명한 선암계곡 곁에 솟은 산이 충북 단양 두악산이다. 여름 물놀이 명소이자 계곡 경치가 좋은 소선암과 하선암에서 등산로가 이어져 있어, 피서와 산행을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다. 단성 읍내에서 곧장 산행을 시작할 수 있어 정상에 올랐다가 소선암이나 하선암으로 하산해 계곡에 풍덩 뛰어들어 땀을 식힐 수 있는 것이 장점.
명산의 고장 단양의 산답게 두악산은 소나무와 어우러진 바위능선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수려하다. 백미는 정상 부근에 솟은 소금무지봉 전망데크다. 남한강과 주변 산경이 시원하게 드러나는 경치 명당으로 산행의 수고로움을 한 방에 갚고도 남는다. 조금 더 높은 덕절산(781m)과 능선이 이어져 있지만, 등산로가 거의 없어 연계할 경우 개척 산행의 고행을 각오해야 한다. 단성면사무소 소재지에서 소금무지봉까지 3km이며 2시간 30분 걸린다. 여기서 소선암까지 2km이며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비진도 선유봉仙遊峰(312m)
섬 여행과 해수욕, 산행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1석 3조 산행지다. 미인도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경남 통영시 한산면 비진리 선유봉에서 내려다본 섬 전경이 아름답다. 흡사 안경을 닮았는데 북쪽의 내항이 있는 섬과 남쪽의 외항이 있는 섬 두 개가 모래해변으로 이어져 있다. 선유봉 산행 중 거치는 미인도전망대에서 보는 경치가 유명한데, 바다 물빛이 고려청자마냥 신비롭고 비진도해수욕장이 미녀의 목선처럼 감미롭다.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50분 가면 닿는데 내항과 외항을 차례로 거친다. 선유봉이 있는 외항에서 내려 곧장 산행을 시작해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5km이며 3시간 정도 걸린다. 하산 후 곧장 비진도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것도 장점.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이지만 7~8월에 한해 해변에 텐트를 칠 수 있다. 민박을 이용해 1박하는 것도 피서를 겸한 산행으로 안성맞춤이다.
주왕산周王山(721m)
조선시대 천재 실학자 이중환이 "눈과 마음을 놀라게 하는 산"이라 말한 이유를 알게 된다. 한국에서 오래 거주한 핀란드인이 과거 TV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서 "주왕산처럼 아름다운 명소가 있는데 왜 한국인들은 외국으로만 관광을 가려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 것도 수백 년 터울이 있지만 같은 맥락이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절경을 갖춘 산이다.
7월 산행지로 추천하는 이유는 주방계곡에 있다. 대전사에서 용연폭포까지 이어지는 바위협곡은 마치 무협지의 한 장면 속으로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국립공원에서 데크를 설치해 놓아 한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하게 걸을 수 있다. 등산 초보자나 어린이, 효도 관광지로 제격이다. 대전사에서 협곡 따라 용추폭포~절구폭포~용연폭포까지 3.4km이며, 되돌아 나올 때 주왕굴을 들렀다 나오면 알찬 탐방이 가능하다. 용연폭포에서 되돌아 나오면 총 거리 7km이며, 전반적으로 완만해 어렵지 않다.
월간산 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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