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파울러, 비결은 어프로치 능력
[뉴스엔 이태권 기자]
'오렌지 보이' 리키 파울러(미국)가 부활가를 불렀다.
파울러는 7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총상금 880만 달러)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솎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이에 최종합계 24연더파 264타를 기록해 콜린 모리카와(미국), 애덤 헤드윈(캐나다)와 동률을 이룬 파울러는 18번 홀(파4)에서 벌어진 1차 연장전에서 홀로 버디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대회 마지막날 언제나 주황색 모자와 의상을 입고 활약해 '오렌지 보이'라는 별명이 붙은 파울러는 이날도 어김없이 주황색 스트라이프 셔츠에 주황색 모자를 쓰고 나왔다. 다만 예전보다 그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PGA투어 5승을 거두고 미국팀 대표로 라이더컵과 프레지던츠컵에 각각 4차례와 3차례 출전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골프스타로 자리매김한 파울러는 2019년 이후 샷 난조를 겪으며 긴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해에는 세계 185위까지 떨어졌다. 파울러는 부활 조짐을 보인 최근에도 2주 전 진행된 US오픈에서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잃으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계속되는 부진에 파울러는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스윙코치였던 부치 하먼과 재결합해 스윙을 교정했다. 이후 올해 출전한 15개 대회에 출전해 피닉스 오픈 공동 10위, 메모리얼 토너먼트 공동 9위 등 굵직한 대회를 포함해 5차례 톱10에 드는 등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가장 좋은 성적은 US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5위다.
특히 지난달 열린 US오픈 1라운드에서는 8언더파 62타를 기록해 US오픈 역대 18홀 최소타인 작성한 데 이어 지난주 트레블러스 챔피언십에서는 10언더파 60타로 최근 2주간 자신의 최소타 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울 정도로 뜨거운 샷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런 파울러가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파울러의 뜨거운 활약에 미국 골프위크는 올 시즌 파울러의 달라진 점을 조명했다.
특히 어프로치에서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지난 시즌 어프로치 부문 타수이득에서 -0.161로 투어 150위를 기록했던 파울러는 이번 시즌 +0.745으로 돌아서며 무려 1타에 근접하게(0.906타) 이득을 볼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이는 이 부문 투어 상위 7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파울러는 125야드 내에서의 그린 적중률 86.88%을 기록하며 김주형(21), 스코티 셰플러, 맷 쿠차(이상 미국) 히데키 마쓰야마(일본), 조나단 비어드(미국), 애덤 헤드윈(캐나다)에 이어 투어 7위에 올랐다. 8위는 콜린 모리카와(미국)다.
퍼트에서도 눈에 띄는 발전을 했다. 지난 시즌 퍼트로 이득본 타수 -0.253으로 투어 161위였던 파울러는 올 시즌 이를 +0.323까지 끌어올리며 0.5타가 넘는 차이(0.576)를 만들어냈다. 파울러는 올해부터 블레이드형 퍼터를 버리고 말렛형 퍼터로 바꾸기도 했다.
덕분에 올해 16번째 출전만에 우승을 거둔 파울러다. 실제로 이날도 파울러는 콜린 모리카와, 애덤 헤드윈과 18번 홀(파4)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티샷이 오른쪽 관중석 근처로 흐르는 실수를 해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지만 세컨 샷을 세명 중 가장 홀컵과 가까운 3.3m 거리에 붙이며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이를 차분히 성공시키며 홀로 버디를 잡아내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어프로치와 퍼트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을 증명하는 단적인 한 장면이었다. 이에 파울러는 지난 2019년 2월 피닉스 오픈 이후 1610일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이밖에 파울러는 지난 시즌 티샷을 할때마다 0.22타씩 손해를 봐 100위권 밖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티샷 지표도 +0.174타로 돌아서며 투어 중위권으로 올라섰고 그린 주변 플레이에서도 지난 시즌에 비해 0.025타 가량 더 이득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리키 파울러)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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