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SD바이오센서 3100억 증자, 이대로가단 780억 날릴 판
예정발행가 1만5520원…주가 연일 하락추세
현 1만2230원 수준 기준주가 확정시 2320억
할인율 5%, 최대적용치의 1/6…청약메리트↓
체외진단 시약 업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주가가 심상찮다.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나선 이후 거의 연일 내리 꽂히고 있다. 이대로가단 당초 확보하려 했던 자금의 4분의 1인 780억원을 날릴 판이다. 조마조마. 발행가 확정 전까지 주가에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다.
2대주주 바이오노트 최대 84% ‘안전장치’
3일 SD바이오센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재 2000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발행주식의 19.1%다. 현 예정발행가는 1만5520원(액면가 500원)이다. 예상모집액은 3104억원이다. 최종발행가는 20일 확정된다.
올해 1월 미국 체외진단 업체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를 15억3200만달러(약 2조원)에 인수하며 발생한 차입금 상환이 주(主)목적이다. 출자금 약 10억달러 외에 인수금융 5억5000만달러 중 2억달러를 증자자금 2580억원으로 갚는다. 모집액의 83%다. 이외 522억원은 운영자금 용도다.
발행가 확정 뒤 25일 20%(400만주․621억원) 의무배정 대상인 우리사주 청약, 25~26일 우리사주 청약미달 주식 및 80%(1600만주․2480억원) 일반공모를 거쳐 28일(납입일) 매듭짓는다. 최종 미청약 주식은 미발행된다.
이번 일반공모는 비록 일반 청약자가 단 한 명 없더라도 주된 자금 확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증자라는 점이 특징이다. 2대주주로서 지분 23.6%를 소유한 계열 주주사 바이오노트가 증자액의 84%, 최대 2600억원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인수금융 상환용 2580억원과 일치한다.
주가가 변수…이대로라면 자금 1/5 축소
문제는 주가다. 오는 20일 최종발행가 결정 전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면 아무리 바이오노트의 지원이 있더라도 최대한 당길 수 있는 자금 자체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현 예정발행가는 이사회 결의 전(前) 3~5거래일(6월5~8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총거래금액/총거래량·기준주가) 1만6328원에 할인율 5%를 적용한 값이다. 발행가 확정시 기준주가는 청약 첫 날 전 3~5거래일(18~20일) 가중산술평균주가로 산출된다.
조짐이 심상찮다. SD바이오센서는 일반공모 추진 직전 1만5560원(6월12일·종가기준)하던 주가가 거의 매일 예외없이 하락, 1만2230원(6월30일)까지 밀렸다. 예정가의 기준주가와 비교하면 25.1%(4098원) 낮은 값이다. 만일 이런 하락 추세가 이어지며 확정가의 기준주가가 현 시세 정도로 나온다면 여기에 할인율 5%를 매긴 1만1620원이 최종발행가로 결정된다는 계산이다
바이오노트만으로도 100% 청약이 이뤄지지만 발행금액이 2320억원에 머무른다. 예정모집액의 4분의 1인 780억원 줄어든 수치다. 당초 인수금융 상환자금(2580억)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운영자금(522억원) 확보는 꿈도 꿀 수 없다.
바이오노트 딱 절반 1300억 쏴도 1대주주
또 한 가지. 일반공모를 계기로 SD바이오센서의 최대주주도 바뀔 개연성이 있다. 할인율만 놓고 보면 청약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변수가 될 수 있다. 할인율 5%는 일반공모 증자시 붙일 수 있는 최대한도 30%의 6분의 1 수준이다.
현재 SD바이오센서 계열은 38개사다. 국내 9개, 해외법인 29개다. 이 중 SD바이오센서㈜를 비롯해 바이오 콘텐츠 및 동물 진단 전문업체 바이오노트, 빌딩임대업체이자 투자사 SDB인베스트먼트가 계열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모두 창업자이자 오너인 조영식(62) 회장이 1대주주다. 각각 31.2%, 49.7%, 100% 보유 중이다.
이번 증자가 일반투자자 유인 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만약 이번 증자가 흥행에 실패해 청약율 84% 즉, 바이오노트 1인 청약(예상모집액 3104억원 기준․2600억원)이 이뤄진다면 바이오노트의 SD바이오센서 지분이 23.6%→34.2%로 뛴다. 청약률 100%일 때는 33.3%. 200%라면 26.5%로 상승한다.
SD바이오센서㈜ 일반공모 증자에서 바이오노트(26.5%)가 최대 청약예정액의 딱 절반만 참여해도 조 회장(26.2%)를 제치고 1대주주로 부상한다. 조 회장이 핵심 3개사의 1대주주에 위치한 수평구조에서 조 회장→바이오노트→SD바이오센서㈜ 수직 체제로 바뀐다는 의미다. (▶ [거버넌스워치] SD바이오센서 일반공모 증자 ②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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