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NL 24전패, 날벼락과 안일함 사이에 꽉 꼈던 新세대교체
(MHN스포츠 수원, 권수연 기자) 세자르 에르난데스 체제 2년 차.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김연경,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 베테랑 세대가 태극마크를 반납한지도 2년이 지났다.
지난 5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대회가 마무리됐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주 차를 튀르키예에서, 2주 차를 브라질에서, 그리고 3주 차를 안방인 대한민국 수원에서 치렀다.
결과는 안타깝게도 12전 전패,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단 3세트만을 획득했다. 중국전, 불가리아전, 독일전이다. 모두 안방에서 치른 3주 차 경기다. 현재 한국의 랭킹은 FIVB 14위에서 35위까지 낙하했다. VNL 참가국 16개 중 16위로 가장 밑바닥이다.
뚜렷한 에이스 없이 출발해야했던 세자르 감독은 90년대 후반~2000년대 생의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구성했다. 그러나 국제와의 수준 격차 앞에서 속절없이 녹아내렸다.
리그에서는 외국인, 밖에서는 김연경에게 기대오던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이 자리를 비우자 단번에 중심을 잃고 헤맸다. 믿고 공을 올려줄 필살카드가 없었다. 가장 기본적인 서브리시브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고 볼 세팅에서도 다양한 공격옵션 활용이 부족했다. 아울러 리딩블로킹 능력 부족으로 수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운영 문제를 떠나더라도 블로킹과 서브리시브에 대한 기초는 프로무대, 특히 국가대표 마크를 달고 배우려해서는 곤란하다. 이미 유소년을 거처 청소년기에 완성된 채로 들어와 경쟁하는 곳이 프로무대다. 일반적으로 프로선수 중에서도 완성형 중의 완성형만이 나설 수 있는 팀이 국가대표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한국 배구팀은 지난 해 VNL에서 기본기를 지적받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힌 바 있으며 국내무대에서는 수비 면제형 아웃사이드 히터까지 생겨났다. 2023 VNL 전패 이후 포털사이트에 열린 댓글창에서는 "중, 고교 감독과 코치부터 바꿔서 기본기를 어릴때부터 올바로 잡아야한다, 아직도 70년대 옛날식 배구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다.
기본기가 잡히지 않은 채로 프로에 선발된 선수들은 이때부터 리그 성적을 위해 용병에게 기대는 방식의 배구를 시작하게 된다. 토종 공격수는 외인의 백업으로 서거나 혹은 포지션을 이리저리 바꾸다가 제 기량을 내지 못하게 되거나 방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무대가 닥치면 허겁지겁 미완의 선수들을 국가대표팀으로 꾸려 대회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간 김연경으로 기대치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지만 이미 에이스는 떠났다. 국제무대에서는 그간 V-리그에서 성적을 내주던 용병 7명을 적으로 만난다. 결과는 다시 '김연경 염불'로 귀결된다.
이런 김연경조차 "국내 유소년을 잘 키우고 해외에 눈을 돌려야한다"고 지속적으로 조언해왔다. 용병제에 반대하지 않았으나 그 이유의 근본은 "국내 선수가 보고 배울 수 있기"때문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현재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강소휘는 전패 이후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국내에서 너무 안일하게 배구를 한 것 같아 부끄럽다"는 말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다인 역시 "국제대회를 치르며 국내에서 하던 플레이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소감을 전했다.
VNL 대회 도중 흥미로운 상황도 있었다. 홈에서 전패를 거듭하는 가운데 국내 선수들의 연봉 관련 보도자료가 발표됐다. 현재 여자부의 최고 연봉은 7억7,500만원이다. 현재 국내에는 7억7,500만원을 받는 선수가 김연경, 박정아 단 둘 뿐이다. 이어 6억원 대에 이소영, 양효진이 이름을 올리고 4~5억원 대 연봉에도 몇몇이 이름을 올렸다. 23-24시즌 평균 보수는 1억5,2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통 실력과 연봉은 비례하는데, 한국 배구는 그렇지 못하다'는 날카로운 지적까지 불거졌다. 현재 국내에서 뛰는 외인 용병의 연봉은 1년 차가 최소 20만 달러(한화 약 2억6천만원)며 아시아쿼터 용병은 10만 달러(한화 약 1억3천만원)다. 한 마디로 국내 선수들이 실력에 비해 받는 돈은 거품연봉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아예 외인 선수의 풀을 늘리고 연봉을 줄여 경쟁체제를 만들자"는 의견도 보이지만 "국내 유소년들이 배구를 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보인다. 딜레마다.
더불어 '그 어떤 명장을 데리고 온들 기본기 없는 선수들을 데리고 무슨 성적을 낼 수 있겠냐'는 일각의 의견도 보였다.
이 모든 것이 오로지 감독만의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세자르 감독 역시 팀을 책임지는 사령탑으로서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최대한 결과를 내야하는 자리임에도 지속적으로 성적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춘 발언부터, 2년 차임에도 선수 파악이 부족한데다 교체 전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등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소속팀 일정과 대표팀 일정이 겹치며 합류가 뒤늦었고 여기에 "오히려 구단(넵튠 드 낭트)에서 내게 불만을 가질 것"이라는 인터뷰까지 따갑게 조명받은 바 있다.
현재 한국 여자배구는 일순 시력을 잃은 듯 하다. 어쩌면 진작부터 눈을 감고 자신도 모르는 길을 걷다가 인도자의 손을 한 순간 놓친 모양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지휘했던 라바리니(현 폴란드 대표팀) 감독이 지적한대로 제2의 김연경을 기다리지 말고 전체의 평균을 끌어올려야한다.
그나마 고무적인 점은 용병의 그늘에 가려졌던 젊은 토종 공격수 몇몇이 조금씩 기량을 비춘다는 점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 '희망적'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국제대회의 크나큰 장벽 앞에 다시 한번 등 돌린 한국 대표팀은 이제 각자의 팀으로 돌아가 오는 8월 초 열릴 KOVO컵대회를 준비한다. 이후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전을 위해 다시 한번 소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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