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심해지는 무좀… 발 차갑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예방”
무좀, 온도보다 분비되는 땀에 더 영향
손발톱무좀 유병률 실제 30%까지 추산
사람간 접촉으로도 감염… 청결 신경써야
손발톱무좀은 자연적으로 치유가 안 돼
먹는 항진균제에 레이저 치료법 등 다양
1년 내 재발률 36%… 끈기있게 치료해야
“무좀균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계절 중에서는 여름이고, 신체 부위 중에서는 발입니다. 특히 온도 25~30도, 습도가 70% 정도 되면 족부백선(발무좀)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합니다. 땀이 많이 나는 상황에서 지속해서 땀에 젖은 신발과 옷을 착용해야 하는 운동선수의 발은 무좀 발생의 아주 좋은 예시입니다. 외국에서는 무좀을 ‘운동선수 발(athlete’s foot)’이라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땀에 젖은 신발을 오래 신는 군인이나 광부, 소방관의 발무좀의 유병률도 60% 이상에 달합니다. 여름철 족부백선균의 번식이 왕성한 것은 온도보다 습도, 즉 발에서 분비되는 땀의 양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대한의진균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손발톱무좀의 국내 유병률(2015년 기준)은 3∼4% 수준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 및 증상이 있음에도 병원에 내원하지 않는 환자 등을 감안하면 실제는 30%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발톱무좀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손·발 무좀이 있는 환자에서 손발톱무좀이 생기는 경우가 유의하게 많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손·발 무좀균이 손발톱으로 침범하는 것이 하나의 원인인 것입니다. 또 사람 간 접촉, 수건·옷가지 등 균에 오염된 물건을 통해 전파되거나 수영장, 사우나, 온천, 찜질방 등에서 맨발로 활동하다가 감염자에게서 떨어져 나온 인설(각질)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무좀균 전파 차단을 위해서는 가족 내 무좀 환자가 있는 경우 수건·슬리퍼·손톱깎이 등의 공동 사용을 피하고 개인 물품을 따로 쓰는 것이 좋다.
손발톱무좀에 한번 걸리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는 않는다. 치료 방법으로는 먹는 항진균제와 바르는 항진균제, 레이저치료, 손발톱 제거술 등이 있다. 치료 효과와 기간을 감안해 경구 치료제 복용을 원칙으로 하지만, 경구 치료제는 ‘간독성’ 때문에 복용을 꺼리는 환자들이 많다. 최근에는 안전성 측면에서 개선된 약제도 나왔고, 간 기능 저하자의 경우 대체요법에 대한 연구도 나와 선택지가 넓어졌다.
김 교수는 “일차 경구 치료제로 권고되는 테르비나핀은 간질환 병력과 관계없이 간독성을 일으킬 수 있어 약을 투여하기 전 모든 환자에게 간기능검사를 시행하고, 투여 중에도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를 시행한다”며 “비교적 새로운 약인 포스라부코나졸은 간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심한 간질환은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 기존 약제에 비해 장점이 있다”고 최근 약제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연구에서) 국소 항진균제와 레이저를 병합한 치료가 부작용은 줄이면서 경구용 항진균제와 비슷한 치료율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면역 저하자, 간 기능 저하자 등 경구 항진균제 치료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이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손발톱무좀 치료에는 무엇보다 끈기가 필요하다. 대한의진균학회에 따르면 손발톱무좀 1년 내 재발률은 36% 달하고 치료 실패율도 25∼40%로 매우 높다. 완치를 위해서는 손톱은 보통 4∼6개월, 발톱은 12∼18개월 정도 치료가 필요하다. 기존의 손발톱이 완전히 새롭게 대체되기까지의 기간이다.
김범준 교수는 “손발톱무좀 치료 실패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무좀이 완전히 치료되기 전에 환자가 자의적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라며 “치료 기간이 길더라도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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