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쌤’ 정지안, ‘낭만닥터 김사부’로 얻은 ‘사랑’ [MK★인터뷰①]

손진아 MK스포츠 기자(jinaaa@mkculture.com) 2023. 7. 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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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23년을 맞은 정지안은 드라마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베테랑 배우다.

2000년 KBS 드라마 ‘바보같은 사랑’으로 데뷔해 드라마 ‘웃어요, 엄마’ ‘라이프 온 마스’ ‘눈이 부시게’ ‘낭만닥터 김사부2’ ‘별똥별’ ‘환혼’, 영화 ‘기담’ ‘청춘 그루브’ ‘미쓰 와이프’ ‘아이’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정지안은 최근 종영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3’에서도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극중 돌담병원의 귀여운 터줏대감 ‘엄쌤’ 엄현정 역을 맡은 그는 인상적인 표정 등 특유의 차진 연기로 존재감을 빛냈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3’ 정지안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에 이어 시즌3까지 마친 소감은?

정말 많이 울었다. 아직도 여운이 안 가시는 것 같다. 저한테 의미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출연 배우이면서도 이 드라마의 애청자이자 팬이었다. ‘못 보내!!’ 느낌이다. 지금까지도 여운이 너무 있다. 그 현장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울컥하는 게 있다.

#. 시즌2에 이어 시즌3에도 참여하게 됐는데 어떻게 참여하게 됐을까.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가 끝나고 뭔가 끝이 아니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항상 기다렸다. 시즌3가 한다면 연락을 주실 것 같았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 되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다. 연락받았을 때 돌담병원에서 또 일할 수 있다는 기쁨이 있었다. 그 기쁨이 제일 컸던 것 같다. 내가 다시 돌담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할 수 있다는 것. 현실과 배역 경계를 잊어버린 듯한 간호사로서 참여하는 느낌이었다.

#. 엄현정(엄쌤)은 돌담병원의 귀여운 터줏대감으로 소개됐는데, 처음에 엄현정 캐릭터는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는지?

처음에 대본을 읽었을 때, 시즌2 때는 약간 욕심이 많이 있었다. 되게 재밌게 하고 싶고 웃음을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대사 자체가 코믹스러웠다기 보다 제가 이 장면을 어떻게든 웃기려고 스스로는 조금 재밌게 생각했던 것 같다. 다행히 감독님께서 항상 더 재밌는 그림을 제안해주셨다. 감독님이 하이엔드 개그를 좋아하신다. 센스와 위트, 재치가 넘치신다. 감독님께서 먼저 이런 식으로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시니까 너무 재밌더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지? 싶었다. 감독님 제안을 100% 따랐던 것 같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3’ 정지안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병원에서 어떤 일이 터지는 장면이나 재기발랄한 장면에서 표정이 줌인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엄쌤의 캐릭터가 좀 더 빛을 발한 지점도 있다. 하지만 너무 과해도 안 되는 표정 연기, 포인트를 두고 한 점은?

시즌2에 이어 시즌3까지, 감독님과 두 번을 호흡한 것이지 않나. 감독님에 대한 200%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120%의 표정을 보여주면 감독님이 바로 피드백을 주셨다. 그런 식으로 조율을 하면서 표정 연기를 소화했던 것 같다.

#. 병원 식구들과의 케미를 안 물어볼 수가 없다.

너무 감사한 게 저희 배우들이 진짜 다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다. 어떻게 하나같이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심장이 닮아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전부 좋은 사람들이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려고 항상 서로 도와주고 싶어 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최고의 배우들이었다.

#. 아직까지 배우들끼리 서로를 놓지 못한 모습이다.

단톡방도 있다. 고생한 날에는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도 해주고 응원도 해줬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훈훈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 중심에는 ‘윤나무’ 정인수 쌤이 있었다. 저희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이기도 했고 항상 중심을 잘 잡아주셨다. ‘윤나무’라는 이름처럼 그늘이 되어줄 때도 있고 힘들면 기대게 해줄 때도 있고, 동료 배우이면서도 팬이고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3’ 정지안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배우 한석규와 함께한 점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은데.

돌담병원 사람들이 이상하다. 하나 같이 너무 따뜻하다. 그 온기가 어떤 사람한테서 나오는 빛, 따뜻한 그런 기운이 있다. 저도 그렇지만 모든 식물과 자연들도 해가 없으면 자라날 수가 없지 않나. 한석규 선배님은 태양 같은 분이었다. 선배님을 바라보고 연기를 하면 그 태양 온기에 자라나는 느낌이었다. 선배님이 어떤 조언을 해주시면 그 조언을 먹고 자라나는 느낌이었다. 만물을 비추는 태양 같았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선배님과 한마디라도 더 나누고 싶어 했다. 분명히 선배님 분량과 하시는 거에도 힘드시고 피곤하실텐데 항상 모든 사람들을 챙기셨다. 잠깐 출연하시는 분들, 스태프 한 명 한 명과도 가벼운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고 진중한 이야기로 몇 시간이고 대화도 하신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선배님께서 연기 생각하시더라도 힘이 없으실 것 같은데 어떻게 후배들, 현장 스태프들을 챙기시고 보조 출연자들과도 대화하고 모든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챙기시나 싶었다. 덕분에 모두가 온기에 자라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3’ 정지안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많은 배우들과 함께한 만큼 얻은 것도 많은 현장일 것 같다.

앞으로 어떤 현장에 가도 ‘김사부’ 현장에서 느꼈던 것들이나 배웠던 것들이 기본이 될 것 같다. 그게 저의 원동력이 될 것 같다. 조금 추상적인 말인 것 같긴 한데 사랑을 많이 느꼈다. 그게 앞으로 어떤 자리를 가도 밑바탕이 될 수밖에 없는 게 그 어떤 것에도 애정이 있으면 설령 결과가 어떻게 돼도 과정 속에 애정이 있고 사랑이 있으면 매 순간이 값질 것 같다. 과거 아역 시절, 아역 때부터 제가 바라봤던 현장은 무섭기도 했고 경쟁이 많은 정글 같기도 했다. 어떨 때는 냉정하고 개인주의적인 현장으로 그려졌다. 너무 어릴 때는 무섭고 두려운 게 컸다면 ‘김사부’ 현장에서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서로를 도왔고, 그렇기 때문에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작품에 대한 애정, 대본에 대한 애정, 맡은 배역에 대한 애정, 돌담병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애정, 서로가 서로에 대한 애정이 맞물리니까 보는 분들에게까지도 그게 전해진 것 같다. 앞으로 이걸 토대로 어딜 가서든 사랑을 하면서 하려고 할 것 같다.

#. ‘배우 정지안’의 목표는 뭘까.

너무 많은 목표가 있었는데 사실 그게 절 힘들게 하더라. 어느 순간에는 재밌게, 최대한 미래를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하게 됐다. 지금 나에게 어떤 게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서 재밌게 하는 게 목표다.

MK스포츠 손진아 jinaaa@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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