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패배 속에서 발견한 소중한 경험과 숙제[심재희의 골라인]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심판의 판정이 오락가락 했다. 경기 분위기가 심판의 휘슬에 의해 바뀌었다. 어린 태극전사들에게 심판 판정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억울하다'는 말을 해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털어내야 한다. 더 높은 무대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재다능한 선수들이 팀을 이루며 결승까지 올랐으나 일본의 벽에 막혀 정상 정복에는 실패했다. 결승 한일전에서 잘 싸웠으나 석연찮은 심판 판정 등 불운을 겪으며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못했다.
이날 결승전 심판은 전반전 막판에 휘슬을 입에 물고 한국 중앙수비수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고종현에게 옐로 카드를 두 번째로 꺼내들며 한국을 위기에 빠뜨렸다. 느린 화면을 보면 다소 억울하지만 경고를 줄 수 있는 상황으로 비친다. 일본 공격수가 공을 터치한 뒤 고종현이 몸을 밀었다. 위험 지역은 아니었지만, 거친 플레이로 볼 수 있었다.
집중력 부족이 아쉽다. 중앙수비수가 경고를 이미 한 차례 받은 상태에서 더 조심했어야 했다. 직전 공격에서 진태호가 골키퍼와 1 대 1로 맞서는 찬스를 맞았으나 실패했고, 아쉬움 속에 전체적인 집중력이 저하된 것으로 비친다. 첫 번째 경고를 받은 것도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았기에 불필요한 파울을 하지 않은 것이 우선이었다.
0-2로 뒤진 후반전 막판 김명준이 상대 골키퍼 손에 걸려 넘어졌으나 파울로 인정되지 않은 부분은 확실한 오심으로 여겨진다. 전반전 고종현의 퇴장과 비교해 보면 답이 나온다. 두 상황 모두 공격수가 공을 먼저 터치한 뒤 수비수(골키퍼)가 공격수의 몸을 건드렸다. 하지만 심판은 이번에는 휘슬을 입에 물지 않았다.
진한 아쉬움이 남지만 털어내야 한다.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본선에서는 VAR(비디오 보조 심판)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석연찮은 판정은 또 다른 눈에 의해 수정될 수 있다. 오심으로 손해 본 부분은 빨리 잊고, 우리가 잘못한 부분들은 잘 복기하며 본선을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
월드컵 본선이 4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얻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발견한 숙제를 잘 해결하며 세계 대회를 맞이해야 한다. '억울한 패배'라는 비싼 수업료는 더 큰 무대 준비를 위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이제 더 큰 무대를 향한 본격적인 전진에 나설 때다.
[변성환 감독(위), 윤도영.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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