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애플·스타벅스만 '북적'…'패션·뷰티 성지' 가로수길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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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뷰티 성지'는 옛말이네요. 볼 것도 없으니 찾는 사람도 줄어들고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 가로수길을 찾은 30대 여성 A씨는 이 같이 말했다.
가로수길에는 자라, 마시모두띠, 스파오, 망고, H&M, 에잇세컨즈 등 패션 SPA 브랜드들이 자리잡아 패션 성지로 불릴 만큼 한때 잘나갔다.
업계에서는 가로수길 상권 부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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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압구정로데오로 유동인구 이탈…"부활 어려울 것"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뷰티 성지'는 옛말이네요. 볼 것도 없으니 찾는 사람도 줄어들고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 가로수길을 찾은 30대 여성 A씨는 이 같이 말했다.
가로수길에는 자라, 마시모두띠, 스파오, 망고, H&M, 에잇세컨즈 등 패션 SPA 브랜드들이 자리잡아 패션 성지로 불릴 만큼 한때 잘나갔다.
하지만 이날 방문한 가로수길은 휑했다. 패션 뷰티 브랜드들 다수가 철수했다. 상가 절반 가량이 공실 상태였다. '한 집 건너 하나'꼴로 임대를 구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건물 한 채가 통째로 빈 곳도 부지기수였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가로수길 상권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29.5%에서 4분기 31.5%로 높아졌다.
인디텍스그룹의 마시모두띠 1호점과 '가로수길 터줏대감' 자라, 자라홈 매장도 올초 모두 문을 닫았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국내 대기업 브랜드들의 이탈이 잇따랐다.
현재는 삼성물산, F&F 등 국내 패션 대기업 브랜드나 보세 매장만이 영업하고 있었다. 신명품 열풍을 이끌었던 아미를 비롯해 에잇세컨즈, 디스커버리 매장이 운영 중이었으며 빈폴, MLB 등 인기 있는 브랜드만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
여기에 나이키 조던, 아디다스, 폴로 랄프로렌, 라코스테, 타미힐피거 등 전통 강자 브랜드만이 살아남은 상황이었다.
뷰티의 경우에도 딥티크, 이솝과 같이 최근 유행 중인 '스몰 럭셔리' 브랜드만 운영되고 있었다. 그마저도 찾는 이가 적어 매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VDL, 바닐라코, 아이소이 등 폐점한 다수의 화장품 매장 건물이 공실이었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애플과 스타벅스 매장뿐이었다.
최근 '패피'들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성수동과 압구정로데오 일대와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업계에서는 가로수길 상권 부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동인구가 줄어도 임대료 인하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가 임대차 보호법상 임대료 인상률이 5%로 제한되기 때문에 한 번 임대료를 낮추면 건물주 입장에서는 불리해 쉽게 임대료를 내릴 수 없을 것"이라며 "가로수길 유동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인데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여력이 안 돼 한동안 공실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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