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애플·스타벅스만 '북적'…'패션·뷰티 성지' 가로수길의 몰락

김진희 기자 2023. 7. 3. 06: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패션·뷰티 성지'는 옛말이네요. 볼 것도 없으니 찾는 사람도 줄어들고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 가로수길을 찾은 30대 여성 A씨는 이 같이 말했다.

가로수길에는 자라, 마시모두띠, 스파오, 망고, H&M, 에잇세컨즈 등 패션 SPA 브랜드들이 자리잡아 패션 성지로 불릴 만큼 한때 잘나갔다.

업계에서는 가로수길 상권 부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대 구해요"…가로수길 상가 절반가량 공실
성수·압구정로데오로 유동인구 이탈…"부활 어려울 것"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가로수길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뷰티 성지'는 옛말이네요. 볼 것도 없으니 찾는 사람도 줄어들고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 가로수길을 찾은 30대 여성 A씨는 이 같이 말했다.

가로수길에는 자라, 마시모두띠, 스파오, 망고, H&M, 에잇세컨즈 등 패션 SPA 브랜드들이 자리잡아 패션 성지로 불릴 만큼 한때 잘나갔다.

하지만 이날 방문한 가로수길은 휑했다. 패션 뷰티 브랜드들 다수가 철수했다. 상가 절반 가량이 공실 상태였다. '한 집 건너 하나'꼴로 임대를 구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건물 한 채가 통째로 빈 곳도 부지기수였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가로수길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가로수길 상권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29.5%에서 4분기 31.5%로 높아졌다.

인디텍스그룹의 마시모두띠 1호점과 '가로수길 터줏대감' 자라, 자라홈 매장도 올초 모두 문을 닫았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국내 대기업 브랜드들의 이탈이 잇따랐다.

현재는 삼성물산, F&F 등 국내 패션 대기업 브랜드나 보세 매장만이 영업하고 있었다. 신명품 열풍을 이끌었던 아미를 비롯해 에잇세컨즈, 디스커버리 매장이 운영 중이었으며 빈폴, MLB 등 인기 있는 브랜드만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

여기에 나이키 조던, 아디다스, 폴로 랄프로렌, 라코스테, 타미힐피거 등 전통 강자 브랜드만이 살아남은 상황이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가로수길에 MLB 매장이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김진희 기자.

뷰티의 경우에도 딥티크, 이솝과 같이 최근 유행 중인 '스몰 럭셔리' 브랜드만 운영되고 있었다. 그마저도 찾는 이가 적어 매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VDL, 바닐라코, 아이소이 등 폐점한 다수의 화장품 매장 건물이 공실이었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애플과 스타벅스 매장뿐이었다.

최근 '패피'들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성수동과 압구정로데오 일대와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가로수길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업계에서는 가로수길 상권 부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동인구가 줄어도 임대료 인하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가 임대차 보호법상 임대료 인상률이 5%로 제한되기 때문에 한 번 임대료를 낮추면 건물주 입장에서는 불리해 쉽게 임대료를 내릴 수 없을 것"이라며 "가로수길 유동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인데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여력이 안 돼 한동안 공실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inny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