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꼭 사야 한다면, 역전세난 정리 후에" 주택매수 회의적
"역전세난·금리 인상 가능성…바닥 아닐 수도"
"장기보유 감안하고 고점대비 하락·급매 노려"
"기존 주택 매매보단 청약 꾸준히 도전해야"
"생애주기에 따른 실거주 목적의 기존 주택매매는 어쩔 수 없지만, 장기 보유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봅니다. 당장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존 주택매매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였다. 금리 추가 인상 여지가 있는데다 역전세난 등으로 집값 상승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점을 잡기 위해 기다리는 것보다는 자금 상황에 맞춰 매입할 것을 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또 기존 주택 매매보다 청약에 꾸준히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특히 공공분양과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에 도전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청약 가점이 낮은 경우에는 추첨제 비중이 높은 중대형 평형에 넣어볼 수 있다.
"부동산 시장 더블딥 우려…주택 매수는 아직"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마지막주(2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0.01%) 대비 0.01%포인트 올라 보합 전환했다. 전국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벗어난 것은 지난해 5월 첫째 주(5월 2일) 이후 60주 만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둔화하고 매매가격 변동률이 상승하면서 집값이 바닥을 다진게 아니냐는 얘기가 조심스레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존주택 매수에 대해 신중한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 역전세난 심화 우려와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온기는 조금 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상반기 급매물이 많이 소진된 데다 3분기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어 반등세가 강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금융위기 때와 같이 시장이 W자(더블딥)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고점인 2021년 10월과 비교해 얼마나 하락한 가격인지 확인한 후 매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역전세난 우려가 해소된 뒤 주택을 매입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올해 하반기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주택 가격 추가 하락의 여지가 있다"며 "역전세에 대한 교통 정리가 어느 정도 끝난 뒤에 기존 주택 매매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금 여력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저점을 잡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은 "저점을 잡기 위해 기다리면 적정 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대출을 포함해 감당할 수 있는 자금 범위 내에서 급매를 잡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은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는 만큼 생애주기와 자금 여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거주 목적으로 기존주택을 매매하더라도 단기에 시세차익을 보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생애주기에 따른 실거주 목적의 기존 주택매매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당장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장기 보유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고 하지만, 그동안의 하락 폭을 조금 회복한 것뿐"이라며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하며 (집값이)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 집 마련, 청약 도전이 1순위 선택지"
기존 주택 매매보다는 청약에 꾸준히 도전해 볼 것을 권했다. 특히 공공분양 특별공급과 규제지역·공공택지 등에서 나오는 분상제 적용 단지를 노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우병탁 팀장은 "최근 공공분양 뉴홈 수방사부지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같이 저렴하게 공급하는 청약을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더 많이, 자주 넣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관련기사: '수방사가 수방사했네' 사전청약 경쟁률 645대 1…'역대 최고'(6월23일)
민간 청약을 도전할 때는 가격 경쟁력을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내 집 마련에는 타이밍보다 가격 메리트가 중요하다"며 "신규 청약을 도전할 때는 주변 시세보다 10% 이상 저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약 가점이 낮은 경우에는 자금 여력이 가능한 한도에서 전용 85㎡를 초과하는 물량에 도전해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서울 등 비규제 지역의 경우 전용 85㎡ 이하는 60%, 85㎡ 초과는 100% 추첨제로 공급한다.
청약 외에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송승현 대표는 "청약 경쟁률이 너무 높아 고민이라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며 "최근 인덕원에서도 미분양이 해소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시리즈 끝>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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