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나비 효과… 삼성페이 유료화 전망에 머리 싸맨 카드사

정민하 기자 2023. 7.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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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국내에 적용하면서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도 유료화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는 삼성전자가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연간 700억원 이상의 비용 부담이 생기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업계에선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동일하게 카드사에 0.15%의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연간 최소 7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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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카드사, 올해 8월 계약 만료
유료화하면 최소 연 700억원 추가 수수료 전망
카드업계 “소비자 혜택 줄어들 것”
서울 강남구 GS25 역삼홍인점에서 직원이 애플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결제를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국내에 적용하면서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도 유료화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는 삼성전자가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연간 700억원 이상의 비용 부담이 생기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3일 카드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카드사들과 맺었던 삼성페이 계약이 오는 8월 만료된다.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삼성전자는 카드사들과 매년 계약을 자동 연장해 왔다.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재계약과 관련해 각 카드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삼성전자는 카드사들과의 첫 계약에서 수수료를 매기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월 국내에 진출한 애플이 단독 제휴사인 현대카드로부터 수수료를 받기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현대카드가 0.15%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삼성페이도 유료화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삼성페이 사용자가 CU편의점에서 결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삼성페이를 통해 하루 1800억원대 규모의 결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마땅한 수익구조가 없어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유료화는 언젠가는 이뤄질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동일하게 카드사에 0.15%의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연간 최소 7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의 시장 점유율이나 카드 결제 건수가 많을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슬라이딩 방식’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당장 수수료 수익보다는 애플에 점유율을 내주지 않는 전략이 더 시급한 만큼 수수료를 다시 돌려주거나, 차등 부과하는 방식 등도 거론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당장 수수료로 실적을 올리기보다는, 비자나 마스터처럼 카드사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되 일부 금액을 공동 마케팅 금액으로 지원하는 등 상생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각에선 아예 애플페이와 제휴한 카드사에만 수수료를 차등 부과하는 등 ‘초강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일러스트=이은현

카드사들은 간편결제 서비스의 유료화가 결국 소비자 혜택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해부터 시장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늘었고, 연체율 상승에 대응해 충당금을 설정하느라 자금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러 카드사들은 이미 실적 악화에 대비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거나 소비자에게 이점이 많은 ‘알짜카드’를 단종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간편결제에 대응해 카드사들이 내놓은 개방형 서비스 ‘오픈페이’는 참여 회사가 절반에 그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내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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