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라 안심했더니, 보험사에 되돌아온 이자 청구서
시장금리 상승하며 자본성증권 등 이자·배당금 늘어
한은 금안보고서 “금융기관·투자자 모두 부담될 수”
2일 이데일리가 생명·손해보험 자산 상위 각각 10개씩 20개 보험사의 연결 기준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이자 비용은 총 1조1676억원으로 전년동기(7565억원) 대비 5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보험사별로 보면 생명보험사 중에선 삼성생명(032830)의 이자비용이 2358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6.8% 감소했다. 농협생명은 249억원으로 같은 기간 429.8% 급증했다. 흥국생명(658억원)은 234.1%, 미래에셋생명(085620)(546억원) 90.2%, 동양생명(082640)(320억원) 88.2%, 한화생명(088350)(1149억원) 7.7% 각각 늘었다
손해보험사 중 메리츠화재 이자 비용이 지난해 1분기 13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83억원으로 733.1% 급증했다. 이어 롯데손해보험(000400)(265억원)이 463.8%, KB손해보험(622억원) 251.4%, DB손해보험(005830)(934억원) 57.0%, 현대해상(001450)(478억원) 18.9% 등 각각 증가했다.
보험사 이자 비용에는 채권 같은 차입부채에 대한 이자와 운용 중인 리스 상품에 대한 이자 등 다양한 품목으로 구분된다. 최근 이자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율 증가가 주된 이유다.
특히 금융권에서 자본관리 수단으로 발행한 자본성증권 증가도 이자 비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전체 금융기관의 자본성증권 발행잔액은 신종자본증권 42조6000억원, 후순위채 46조8000억원 등 총 89조4000억원이다. 은행과 금융지주사가 62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비은행 중에선 보험회사가 17조9000억원을 차지했다. 보험회사는 똑같이 자본으로 인정되는 후순위채권 발행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편이었다. 은행과 달리 자본비율에 대한 별도 규제비율이 없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도 교보생명(5000억원)·신한라이프(3000억원)·농협생명(2500억원)·KDB생명(2160억원) 등 9개의 보험사들이 2조2000억원 가량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한은은 금융사들이 자본성증권 발행을 확대하면서 이자 지급액이 증가해 당기순이익·이익잉여금을 감소시켜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자 부담은 보험사가 더 컸다. 지난해 자본성증권 이자(배당)부담률을 보면 보험업권이 9.4%로 은행권(5.7%)을 크게 웃돌았다.
KB손보는 금리 상승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 5월에 3.40%의 금리에 후순위채권 3790억원을 발행했다. 하지만 금리가 한창 오르던 지난해 6월에는 2860억원 후순위채권을 발행할 때 4.90%의 이자가 매겨졌다. 롯데손보도 2020년 5월 후순위채권(879억원) 발행금리가 5.00%였지만 지난해 9월 후순위채권(1385억원) 발행금리는 6.90%로 7%에 육박했다. 농협생명의 경우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각각 2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금리가 각각 6.334%, 5.524%였다.
최근 자본성증권은 크레디트스위스(CS)의 대규모 상각 사태 등으로 우려가 커졌으나 국내에서는 상각 요건이 까다로워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부각됐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는 게 한은의 지적이다.
한은측은 “자본성증권은 금융경제 여건에 따라 발행 금융기관과 투자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국내 금융기관들은 우선 보통주 자본을 통한 자본 확충 노력을 강화하고 자본성증권 발행은 보완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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