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명가’ KIA·삼성이 9위와 10위라니…30년전엔 KS 파트너, 2023년 ‘꼴찌 걱정’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통의 명가’ KIA와 삼성이 나란히 9위와 10위다. KBO리그 41년 역사상 이런 적은 없었다.
KIA는 30승38패1무, 승률 0.441로 9위다. 삼성은 28승45패, 승률 0.384로 최하위. 두 팀의 승차는 4.5경기다. KIA는 최하위 삼성보다 3.5경기 앞선 5위 두산과의 거리가 더 가깝다. 그러나 최근 행보만 보면 5~6위 추격보다 장기연패 한 차례에 삼성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크다.
최원준, 나성범, 김도영이 차례로 돌아왔다. 그러나 선발진의 붕괴로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마운드 운영이 전반적으로 힘겹다. 타선은 분명 강해졌지만, 기존 멤버들과 돌아온 3인방의 시너지가 나지 않는 경기가 많다.
지난주 1승4패로 뒷걸음했다. 수도권 원정 9연전의 첫 3연전을 1승2패로 나쁘지 않게 시작했다. 애당초 선두 LG에 위닝시리즈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게 KIA의 좋지 않은 사정을 방증한다. 4일부터 시작할 2위 SSG와의 3연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해영이 가세했고, 김선빈도 돌아올 가능성이 있지만, SSG 전력이 막강하다.
삼성은 KIA보다 훨씬 우울하다. 지난달 30일~2일 홈 3연전서 한화의 기록적 연승행진의 들러리가 되고 말았다. 무려 최근 3주 연속 주중과 토요일까지 연패하다 일요일에만 이기는 패턴을 반복했다. 어느덧 승패 마진이 -17까지 내려갔다. 5위 두산과 무려 8경기 차.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여기서 더 처지면 정말 힘들 수 있다. 창단 첫 꼴찌의 위기가 엄습했다.
삼성은 불펜이 약한데다 주축 타자들의 부진이 겹쳤다.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치고, 그 여파로 무기력하게 지는 패턴을 이어간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이점을 극대화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수년째 받아왔다. 당장 9위 KIA 추격도 쉽지 않아 보인다. 4.5경기 차는 결코 작지 않다.
두 팀은 한국시리즈 통산 우승 횟수 1~2위를 자랑하는, 전통의 야구명가다. KIA가 전신 해태 시절 포함 11회, 삼성은 8회다. KBO리그 역사의 절반 가까운 19년이 두 팀의 해피엔딩이었다. 심지어 1986~1987년, 1993년에는 두 팀이 한국시리즈서 맞붙었다. 세 차례 모두 해태가 웃었다. 지금으로선 ‘라떼야구’이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얘기다.
그러나 KIA는 2017년, 삼성은 2015년 이후 더 이상 한국시리즈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냉정히 볼 때 KIA는 2009년 우승 이후 2017년 우승을 제외하면 포스트시즌에 못 나간 시즌이 많았다. 삼성도 마지막 우승 이후 2021년 ‘반짝’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한 걸 제외하면 꾸준히 하위권이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만 보면 명가라는 말이 무색하다.
두 팀의 프런트와 현장 모두 나름대로 많이 노력하고, 반성도 하고, 다시 준비하고 있다. 후반기가 있으니 이대로 시즌을 마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건 잔인하다. 현실적으로 KIA는 5위권과 격차가 크지 않다. 완전체 전력이 되면 한번쯤 찬스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삼성은 극적으로 보강될 전력도 없고 이미 5위권과 많이 벌어진 상태다.
KIA 김종국 감독과 삼성 박진만 감독은 나란히 2년차, 1년차로서 경력이 길지 않다. 두 사령탑에겐 잔인한 2023시즌이다. 많이 안 풀린다. 물론 가장 큰 피해자는 두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다.
[KIA 김종국 감독 및 선수들, 삼성 박진만 감독 및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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