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내재가치 확립…올해부터 진정한 디지털 손보 보여주겠다"
"회사 내재가치를 올리기 위한 턴어라운드(조직개편·경영혁신) 노력을 지난 3년 내내 했습니다. 올해부터 조금 내세울만한 이익이 날 겁니다. 그래서 올해와 내년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언제 매각을 해도 문제가 없게 회사를 올려놨다고 자부합니다."
롯데손해보험을 롯데그룹 계열 손보사에서 '작지만 강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는 회사로 바꾸는데 1등 공신은 이은호 롯데손보 대표다. 롯데손보는 2019년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보유 금지 관련 법에 따라 그룹에서 분리됐고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가 품었다.
이 대표는 JKL파트너스의 롯데손보 인수와 함께 회사에 합류했다. 기획총괄 상무와 전무를 거쳐 지난해 초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했다.
이 대표는 임원시절 뿐만 아니라 대표가 된 후에도 이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왔다. 계약 포트폴리오를 새로운 회계규제인 IFRS17에 맞게 정비하고, 적자를 감수하고 털어낼 것은 과감히 털어냈다.
동시에 DT(디지털전환) 작업도 꾸준히 진행했다. 올해 중 신개념 보험서비스 플랫폼인 '앨리스 인슈어런스'와 '마스'도 선보인다. 이 대표는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단순히 디지털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에서 벗어난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모습을 보일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대표로 취임하신지 1년 반이 돼 간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롯데손보에 합류한 이후 여러가지들을 정리하고 다듬어왔다. 지난 3년간 2021년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였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보험사 대상 자본규제인 IFRS17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교통정리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그 성과를 나타날 것이다. 기대도 크다. 이미 1분기 흑자가 났고 연간으로는 보험부문에서만 1600억원 수준의 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보험부문에서만 2000억원 이상의 CSM(계약서비스마진) 이익을 내는 체질이 완성될 것이다.
-IFRS17 적용 이후 보험사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말들이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처음이라 혼란스러워서 그렇다. 시간이 지나면 자리를 잡아갈거다. 최근 금융당국이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의 유무와 관계없이 IFRS17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본다. 여러 논의 과정을 통해 안정될 거다. 롯데손보는 예실차(예상치와 실제값의 차이)를 0에 가깝게 운영하도록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예실차가 크면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영자 행동을 가정하지도 말고 통계에 기반해서만 하도록 했다.
-이익이 나는 체질 얘기를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인수 초기에 인적 쇄신 작업들을 과감히 진행했다. 장기보장성보험에서는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이익이 되는 상품을 많이 팔려고 노력했다. 그런 과정에서 사업비가 많이 소요됐다. 전속채널 설계사들도 1100명에서 현재 2800명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사실상 3년 내내 턴어라운드 작업을 했다고 보면 된다. 올해 노력이 성과로 나타날 거다. 그동안 디마케팅(의도적인 판매 감소 정책)을 했던 자동차보험 신규 가입도 늘려가고 있다.
-3년 간 체질 개선 뿐만 아니라 DT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
▶이달 '앨리스 인슈어런스'라는 앱(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된다. 여행자보험이나 미니 암보험, 홀인원 보험 등 단기 소액 보험으로 상품 라인업이 채워진 플랫폼이다. 여기에 더해 직장 내 괴롭힘 보상 보험 등도 고려 중이다. 보험 가입에 거부감이 높은 MZ세대(2030세대)에게 보험을 가볍게 경험시켜 주겠다는 목적이 큰 서비스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적인 특징들을 다수 탑재했다. 보험 관련 약관이나 콘텐츠들을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처럼 '즐길 수' 있는 보험 플랫폼이다.
-'마스'라는 앱도 들린다.
▶B2B2C(기업 간 거래와 소비자 거래를 결합한 형태) 서비스로 일부 상조회사 등 MOU(양해각서)를 맺은 회사들과 함께 베타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풀타임 설계사들 뿐만 아니라 이른바 'N잡러'(본업 외의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가 쉽게 파트타임 설계사가 될 수 있게 만든 앱이다. 가령 주변 지인들이 여행자보험을 가입하려고 할 때 따로 설계사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지인들에게 팔 수 있다. 이를 위해 보험설계사 자격 시험 준비를 할 수 있는 콘텐츠도 담겨 있다. 보험 영업을 도와줄 풀타임 설계사들과 연결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좋은 아이디어인데, 불완전 판매 등이 우려된다
▶공감한다. 예상 가능한 부분을 대비하고 있지만 부딪혀 가면서 고쳐나갈 수 밖에 없다. '마스'와 '앨리스'는 롯데손보 DT의 1단계 시작일 뿐이다. 향후 매각이 돼 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계속 진화할 수 있는 체계와 형태를 최대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DT 관련 향후 계획은
▶'마스'는 올해 안에 출시하고 일정 정도 성장하면 GA(법인대리점) 전문 플랫폼으로 독립시킬 예정이다. 롯데손보 상품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상품도 팔 수 있게 할거다. 단순한 디지털상품 판매 진열이 아니라 '마스'와 '앨리스'의 모습이 진정한 디지털손보사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롯데손보의 DT 모델을 대형사들이 빠른 속도로 쫓아오기는 쉽지 않을 거다.
-대주주가 사모펀드여서 매각이 정해진 수순이다. 매각 시기를 언제로 보는지.
▶공식화 된 건 없다. 잠재적 매수자들은 롯데손보의 DT 시스템이 굴러가는 것과 IFRS17이 안정화된 이후에도 롯데손보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지 궁금해 할거다. 최소한 2023년 재무제표는 보고 싶어 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당장 지금 매각이 돼도 문제가 없는 상태를 유지해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점이다. 준비는 다 돼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대담=이학렬 금융부장,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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