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베이브 루스라고? 오타니 이도류는 다른 레벨이다, 6월은 ‘역대 넘버원’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현대 야구에서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투‧타 겸업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썼다. 실제 메이저리그에서는 2차 대전 이후 유의미한 투‧타 겸업이 자취를 감췄다.
하나를 잘하기도 어려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두 가지를 모두 하기가 어렵다는 인식도 한 몫을 거들었다. 투수와 타자 모두 재능이 있어도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문화는 있었다. 더 이상 투수와 타자 모두를 잘했던 ‘베이스 루스’와 같은 전설적인 인물이 나타날 수는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오타니의 투‧타 겸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심지어 일본야구에서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오타니는 그런 선입견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며 ‘제2의 베이브 루스’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달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누구에게도 쉽게 허락되지 않은 수식어를 그냥 차지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제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두고 ‘제2의 베이브 루스’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을지 모른다. 투‧타 겸업 성적만 놓고 보면 루스보다 더 나을 수 있어서다.
루스가 야구 역사에서 더 전설적인 선수인 건 맞고, 타자로서 더 불멸의 기록을 세운 것도 맞는다. 하지만 적어도 투‧타 겸업에 있어서는 오타니가 다른 레벨을 선보이고 있다. 루스도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소화하며 이렇게 잘하지는 못했다. 단적으로 오타니는 올해 6월 30개 이상의 탈삼진과 15개 이상의 홈런을 동시에 기록했는데, 이는 루스의 경력을 탈탈 털어도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오타니는 2일(한국시간) 현재 투수로는 16경기에 나가 95⅓이닝을 던지며 7승3패 평균자책점 3.02, 127탈삼진을 기록했다. 타자로는 83경기에서 타율 0.306, 30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57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선두다. 투수로는 올스타급, 타자로는 그냥 타자만 해도 최우수선수(MVP)에 도전할 수 있는 페이스다.
특히 6월이 어마어마하게 뜨거웠다. “월간 MVP는 투표 결과를 볼 필요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타니는 6월 한 달간 타자로 27경기에 나가 타율 0.394, 15홈런, 29타점, OPS 1.444를 기록했다. 15홈런은 아메리칸리그 역사상 6월 한 달 최다 홈런 타이였다. 장타율은 무려 0.952에 이르렀다. 어마어마한 한 달이었다.
오타니는 경력을 통틀어서도 6월 방망이가 가장 뜨거웠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3~4월 OPS가 0.893, 5월은 0.831이다. 그런데 6월에는 1.194의 OPS를 기록했다. 반대로 7월은 0.829로 조금 낮아졌다. 다른 달은 모두 0.800대의 OPS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6월 OPS가 유독 튄 것이다.
통산 6월 타율은 0.336, 출루율은 0.424, 장타율은 0.771이다. 이는 6월에 400타석 이상을 소화한 메이저리그 역대 선수 중 최고 수치다. 전설적인 선수들도 오타니보다 6월 장타율이 아래다.
오타니 등장 이전에 역대 1위는 루 게릭으로 0.739였고, 베이브 루스가 0.710으로 2위, 래리 워커가 0.641로 3위, 그리고 테드 윌리엄스가 0.635로 4위였다. 모두 전설적인 선수들로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이다. 그런데 오타니가 루스와 게릭을 모두 뛰어넘는 6월의 장타 전설로 등극한 것이다. 물론 현역 선수 중에서는 압도적인 6월 장타율 1위다.
이제 흥미로운 건 7월 성적이다. 오타니는 어마어마한 6월을 보낸 뒤 7월 성적이 식는 경향이 있었다. 통산 7월 타율은 0.239로 월간으로 따지면 개인 최저치다. OPS 0.829도 마찬가지다. 6월 109경기에서 43개의 홈런을 때린 반면, 7월 100경기에서는 22홈런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오타니는 올해 7월 첫 경기에서도 무안타였다. 오타니가 7월 징크스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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