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인사 가로막는 인사청문회, 언제까지 놔둘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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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통일부 장관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등 장관급 2명과 차관급 인사 13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집권 2년 차 첫 개각에서 차관급 인사 교체가 더 많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대통령도 장관을 바꾸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대대적인 차관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열 때 능력·정책 검증은 공개로 하고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자는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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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후보자 물색했지만 인사청문회 이유로 고사
능력·도덕성 검증위한 인사청문, 공격 도구로 변질
여당일 때 개선 약속하지만 야당되면 입장 바꿔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통일부 장관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등 장관급 2명과 차관급 인사 13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집권 2년 차 첫 개각에서 차관급 인사 교체가 더 많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폭 수준의 장관급 인사를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다.
사실, 개각설은 지난해부터 업무 성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몇 몇 부처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됐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에 대비한 인사가 6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장관급은 2명만 교체됐다. 총선 출마가 유력한 장관들도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이런 인사가 나온 배경이 있다. 대통령도 장관을 바꾸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대대적인 차관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대통령실은 연초부터 개각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장관 후보자를 물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당수 인사가 인사청문회를 이유로 고사했다고 한다.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자녀들까지 탈탈 터는 방식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걸 염려해서다. 실제로 윤 정부 첫 조각 당시부터 본인의 부적절한 처신과 언행뿐 아니라 자녀 대학입학 논란으로 후보직에서 물러난 장관들이 있었다.
인사청문회가 원래 이런 제도는 아니었다. 지난 2000년 처음 도입된 인사청문회는 애초에 고위공직자의 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검증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처음에는 제도의 취지에 맞게 주로 후보자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 검증하는 분위기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배우자에서 자녀 문제까지 검증 범위가 넓어졌다. 검증 강도와 항목도 크게 확대됐다. 한때는 위장전입과 논문표절이 주요 검증 이슈더니 최근에는 ‘엄빠(엄마·아빠) 찬스’가 도마에 올랐다. 다음 인사청문회에서는 자녀 학폭 논란과 가상자산 투자까지 검증 항목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처럼 인사청문제도가 변질된 것은, 야당 입장에서 정부를 공격하고 흠집 내는 주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권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거대 양 당이 마치 서로에게 복수라도 하듯이 검증 강도를 높여가기도 했다. 당초 취지와 달리, 지금 인사청문회는 먼지털이식 신상털기의 장으로 전락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망신 당하지 않기 위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장관 자리를 포기해야 하는 지경이 이르렀다. 인사청문회가 인사를 가로막고 있다.
이 같은 폐해로 인해 몇 년 전부터 인사청문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사청문회를 열 때 능력·정책 검증은 공개로 하고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자는 것이 대표적이다. 도덕성 검증을 하되 망신주기로 몰아가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논의를 주도한 것은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야당이 되자 이 개선안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야당이었을 때는 인사청문제도 개선에 소극적이었다.
국가가 적재적소 인사를 하지 못한다면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 주범이 인사청문회라면 바꿔야 한다.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다.
이승현 (e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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