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대통령이 ‘수술 지시’ 국가 R&D 사업… 산업부는 민간에 넘긴다

조재희 기자 2023. 7.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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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기관 선정부터 평가까지 기업·병원 등 민간에 맡기기로

산업통상자원부가 5조원을 웃도는 자체 R&D(연구·개발) 사업 주도권을 민간으로 대폭 넘기는 내용 등을 담은 R&D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연 30조원 넘는 국가 R&D 예산 전체에 대한 대수술을 지시한 가운데 부처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과제 선정·평가 등 R&D 추진의 주도권을 기업을 비롯한 민간에 넘기는 내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R&D 시스템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30조원을 웃도는 국가 R&D 예산 가운데 산업부 담당 예산은 6분의 1 정도인 5조7000억원에 이른다.

우선 효과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R&D 기획·수행·평가 체계를 민간과 기술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대학·공공기관 등이 R&D를 주도하면서 성과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기업과 병원 등 민간이 참여기관 선정과 변경, 연구 개발비 배분 등에 전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평가도 기업과 전문가를 비롯한 민간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또 정부 R&D로 사업화에 성공할 경우 매출 기여도에 따라 기업이 정부에 내는 기술료를 활용해 우수 연구자에 대한 보상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산업기술 연구 중심 6개 출연연은 기업이 원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도록 평가 시스템을 바꾸는 방안도 함께 협의한다.

그동안 절대 평가였던 평가 기준을 상대 평가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눠주기식 소규모 R&D 사업이 난립한다는 지적에 따라 중대형 과제 중심으로 R&D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편, 반도체·배터리·자율주행 등 6대 첨단산업에 대한 글로벌 공동 연구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MIT·스탠퍼드 등 미국 유수 대학·연구소에 ‘글로벌 R&D 파트너링 센터’를 구축하고, 국내 연구자를 파견해 현지에서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부처 R&D 신규 예산의 10%를 국제 협력에 배분하고, 반도체·항공 등 외국인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용 R&D 사업도 신설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선 자체 고시 개정으로 가능한 것부터 추진하고, 타 부처와 협력이 필요한 사안은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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