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혁신' 촉구에 친명-비명 신경전…친명 "尹정부와 각세워라"

조재완 기자 2023. 7.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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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첫 호남행서 "민주당, 국민 눈높이서 혁신"
친명계 "이 전 대표, 尹정부와 대립각 세워라"직공
전·현 대표 회동 놓고도 양측, 줄다리기 '팽팽'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서로 격려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정치 복귀 행보에 나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메시지 수위를 높이면서 계파 간 묘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 간 회동 여부를 두고도 물밑 줄다리기가 치열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 5·18민주묘지와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잇달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춘 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안팎의 위기에 부딪혀 있고, 국민들은 고통받고 있다"며 "불행히도 정부는 무엄한데다 폭주하고 있는 데다 국회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몸 담고 있는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나 많이 미흡하다"며 "당이 진정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희망을 드릴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며 "혁신은 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의 이번 호남행은 귀국 후 첫 지역 일정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부터 2박3일간 고향인 전남 영광과 광주를 잇달아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정치적 기반인 광주의 마지막 공식 일정에서 나온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을 놓고 친명계에선 불편한 기류가 흐른다. 이 전 대표 발언을 확대 해석하지 않겠다면서도, 정파적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며 마뜩잖아 하는 분위기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당 지도부 관계자는 뉴시스와 한 통화에서 "그렇게 발언하는 이 전 대표 본인은 전 정부의 부동산 실책 등에 사과라도 할 의사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 정부 국무총리이자 대선 경선 후보였던 이 전 대표가 아니라, 공천 지분을 확보하려는 계파 수장 정도로 스스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며 "이 대표 체제를 지적하고 현 지도부와 싸우기보다는 윤석열 정권을 일순위 투쟁 상대로 삼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정 계파로 분류되지 않는 또 다른 의원도 "이 전 대표가 현 체제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보다 윤 정부와 각을 세우는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봤다.

이 전 대표 메시지를 확대 해석 하지 말자는 신중론도 있다. 한 친명계 중진은 "이 전 대표가 늘 해온 원론적인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봤다"며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3.07.02. leeyj2578@newsis.com

이 전 대표와 이 대표 간 회동을 놓고도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친명계는 양측 만남을 독촉하며 회동 일정 임박했다는 전망을 내놓는 반면, 친낙(친이낙연)계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 분위기다.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와 회동할 경우, 시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문재인 대통령 예방 이후가 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현재 경남 김해 노 전 대통령 묘역과 양산 평산마을 문 대통령을 방문하는 구체적 일정을 놓고 조율 중이다. 이번 주말께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와의 회동은 빨라도 다음주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 측은 "양측 회동 일정을 이미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며 "순서상 문 대통령 예방 직후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측에선 온도 차가 감지된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는데 양측이 당장 만날 것처럼 (친명계가) 압박하는 모양새 자체가 불편하다"며 "지금으로선 회동 여부는 미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후 정치적 앙금이 풀리지 않은 이들 중 누가 먼저 손을 뻗어야 하냐는 문제를 놓고도 신경전이 팽팽하다.

한 친명계 인사는 "당대표 신분인 이 대표에 비해 운신이 자유로운 이 전 대표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반면, 친낙계 또 다른 관계자는 "패자가 손을 뻗는 상황 자체가 이상하지 않나. 손을 내미는 쪽은 승자여야 한다"며 이 전 대표 측 제스처가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친낙계 윤영찬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서 "우선 두 분 사이 신뢰가 복원 돼야 한다"며 신뢰 회복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n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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