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줄인 KCC그룹, 삼형제 독립경영 강화
계열분리는 아직… 지분 매입·교환 등 필요
KCC그룹이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면서 KCC, KCC글라스, KCC건설을 각각 이끄는 정몽진·몽익·몽열 삼형제가 독립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은 각 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계열분리가 이뤄지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KCC의 지분구조는 첫째 정몽진 KCC회장이 19.58%, 둘째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5.88%, 셋째 정몽열 KCC건설 회장이 6.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내부거래 3.23%로 ‘뚝’… 독자 경영 체제 확립
KCC그룹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인 고 정상영 명예회장이 1958년 설립한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가 모태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1974년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사업에 진출했고, 2000년에 두 회사를 합병해 KCC의 전신인 금강고려화학을 출범했다.
KCC건설과 KCC글라스는 각각 1989년, 2020년에 설립됐다. KCC건설은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로부터 건설사업부문을 양수받아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아파트 브랜드 ‘스위첸(SWITZEN)’을 보유하고 있다. KCC글라스는 유리·홈씨씨·바닥재 전문 기업으로, 2019년 KCC에서 인적분할한 후 설립됐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2세 승계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잡음을 줄이기 위해 생전에 자식들에게 사업 영역을 나눠주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약 20년간 공동운영했던 정몽진 회장에게, KCC글라스는 정몽익 회장에게 맡겼다. 2002년 KCC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을 맡았다.
KCC그룹 삼형제는 선대 회장의 뜻을 받들어 독자경영 체제를 공고히하고 있다. 2021년 정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에는 기업 간 내부거래 비율도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에 따르면 2020년 7.58% 수준이었던 KCC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1년 7.19%, 2022년 3.23%로 감소했다.
KCC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KCC건설도 홀로서기에 나섰다. KCC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7년 17%를 기록한 뒤 2018년 10.8%, 2019년 11.4%, 2020년 8.7%, 2021년 4.2% 등으로 꾸준히 줄었다. 작년에는 5.6%로 다소 높아졌다.
◇ 지배력 확보 관건… 계열사 지분 정리 필요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상대 회사와 얽혀 있는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로 인정받으려면 특수관계인 주식 보유 비중을 상호 3% 미만(비상장사 15%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현재 KCC는 정몽익 회장과 정몽열 회장이 3%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CC글라스는 정몽진 회장이 8.56%를, KCC가 3.58%, 정몽열 회장이 2.76%를 보유하고 있다. KCC건설은 KCC가 36.03%를 보유하고 있어 29.99%를 보유한 정몽열 회장보다 지분율이 높다.
삼형제가 각각 운영 중인 회사에서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서로가 가진 지분을 매입하거나 교환해야 한다. KCC건설은 정몽열 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해서라도 KCC가 보유한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KCC그룹은 아직 지분스왑(swap·교환)을 추진하지 않고 있으나 삼형제의 자녀가 승계받기 전에 계열분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진 KCC 회장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이 중 장녀 정재림씨는 회사에서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다. 정몽익 회장은 3남 2녀를, 정몽열 회장은 1남 1녀를 두고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분스왑이 이뤄지면 정몽진·몽익·몽열 회장은 각각 운영 중인 회사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면서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세우거나 신사업을 추진할 때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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