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8연승서 멈춰...“그래도 행복했어요”

박강현 기자 2023. 7. 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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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연승 행진은 막을 내렸다. 초여름 밤의 꿈은 끝났다. 하지만 더 큰 비상을 향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의 경기가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한화가 1대2로 패하며 8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연승행진을 마친 한화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프로야구 한화는 2일 대구에서 최하위 삼성에 1대2로 졌다. 지난달 21일부터 이어진 8연승을 마감했다. 한화는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33·도미니카공화국)가 6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2실점으로 잘 버텼다. 페냐는 5월 4일 이후 11경기 연속 3실점 이하(5승2패)로 안정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삼성도 선발 원태인(23)이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맞섰다. 원태인은 전날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34·미국)이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며 동요하던 마운드를 다시 다졌다. 시즌 4승(4패)째. 5월 28일 이후 6경기 연속 5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다.

한화는 1-0으로 앞서다 3회 1-2로 역전을 허용한 뒤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삼성은 원태인 이후 양창섭(24), 이승현(21), 오승환(41)이 각각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4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오승환은 이날 시즌 10세이브(2승2패)를 수확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에서 380번째(역대 1위) 세이브를 올렸다. 오승환은 9회초 안타성 타구를 2개 맞았으나 중견수 김현준(21)이 몸을 날리며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삼성전에 한화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한화는 전날 삼성을 10대4로 완파하면서 2005년 6월 이후 18년 만에 8연승을 달렸다. KIA·NC·KT·삼성에 차례대로 2승씩을 챙겼다. 2005년 당시 한화는 8연승을 넘어 9연승을 거뒀다. 이날 그 동률 기록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한화 최다 연승은 1999년 9~10월 10연승, 전신(前身) 빙그레 시절까지 합치면 1992년 5월 14연승이 최고다.

연승은 끝났지만, 한화는 이번 상승세를 통해 시즌 중후반 순위권 경쟁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연승 기간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1위(1.75)를 달리며 마운드에서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가장 많이 내준 점수가 4점일 정도로 탄탄했다. 개막 이후 저조했던 타선도 팀타율 6위(0.272), 팀 OPS(출루율+장타율) 3위(0.793)로 살아나며 투타 조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 ‘젊은 거포’ 노시환(23)은 이 기간 홈런 5개(10타점)를 쏘아 올리며 맹활약했다. 지금까지 17홈런 52타점으로 두 부문 2위다.

대구에 주황 물결이… -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 프로야구 경기. 원정 경기장을 찾은 한화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전까지 한화는 2005년 이후 18년 만에 8연승을 달렸지만, 1대2로 삼성에 패해 9연승에 실패했다. 삼성은 4연패를 끊어냈다. /뉴스1

한화는 현재 리그 8위(31승38패4무)에 머물러 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두산 35승36패1무)와 승차가 3경기에 불과하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가을 야구’를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다. 30년 넘게 ‘보살 팬(한화 팬들을 가리키는 별명)’을 자처하는 직장인 백승원(40·경기 의정부시)씨는 “우승(1999년)부터 3년 연속(2020~2022년) 꼴찌만 하던 암흑기까지 여태껏 함께 웃고 울었다”면서 “그동안 리빌딩 씨앗을 뿌리고 이제 조금씩 꽃이 피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5위와 큰 차이가 없으니 올해는 ‘가을 야구’에 꼭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 키움의 경기. SSG가 9대5로 이긴 뒤 선수들이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고척에선 2위 SSG가 6위 키움을 9대5로 눌렀다. SSG는 3-5로 끌려가던 8회초 구원투수로 올라온 키움 원종현(36)을 두들겨 4점을 뽑아내며 역전한 뒤 9회초 2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리그 세이브 1위 SSG 서진용(31)은 1과 3분의 1이닝을 안타 없이 틀어막으며 시즌 24세이브(평균자책점 1.31)째를 올렸다. SSG는 이번 시즌 키움을 상대로 10승2패다.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KIA전에서 3대1로 이긴 LG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최문영 스포츠조선 기자

1위 LG는 잠실에서 9위 KIA를 3대1로 잡았다. LG는 ‘임시 선발’ 이정용(27)이 3이닝을 던지고 내려간 다음, 5명 투수를 연이어 올리며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KIA는 0-3으로 뒤지던 7회초 황대인(27)과 고종욱(34)의 2루타로 1점을 만회했으나 계속된 1사 1-3루 기회에서 최원준(26)과 김도영(20)이 연달아 삼진을 당하며 무릎을 꿇었다.

수원에선 7위 KT가 3위 NC를 5대0으로 격파하며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KT 선발 고영표(32)가 6과 3분의 2이닝 7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울산에선 두산이 2-2로 맞선 8회초 양석환(32)의 좌중월 2점포(시즌 12호)에 힘입어 4위 롯데를 4대2로 제쳤다.

현재 프로야구는 1위 LG와 2위 SSG가 양강 구도를 이루고, 3위 NC에서 9위 KIA까지 중위권에 밀착하는 구조다. SSG와 NC는 7.5경기 차, NC와 KIA는 5경기 차다. 2일까지 시즌 전체 절반을 치른 상태에서 올해 프로야구 관중은 400만명을 넘어서 2018년 이후 5년 만에 800만 관중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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