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6일만에… 모디, 푸틴과 통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30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지난달 20~24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 모디가 일주일 후에는 푸틴과 대화를 나누며 우호 관계를 다진 것이다.
이번 통화에서 푸틴은 무장 반란을 어떻게 진압했는지 모디에게 설명했고, 모디는 러시아 지도부가 무장 반란에 취한 ‘단호한 조치’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크렘린궁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성명에는 푸틴과 모디가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관한 양국 간 기존 약속을 재확인하고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로이터는 두 정상이 오는 4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9월 인도에서 개최될 G20(20국) 정상회에서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로, 두 국가 외에 인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 등이 속해 있다.
인도 정부도 성명을 통해 “(모디)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상황을 논의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와 외교를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미·중 갈등에 있어서는 안보협의체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4국 안보협의체)’에 가입하는 등 미국 편에서 중국에 대항하고 있지만,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는 특별히 한 편을 들고 있지 않다. 러시아와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는 그대로 유지하되 중국의 팽창은 적극적으로 막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무대에서 벌어진 외교전에선 다소 러시아 쪽으로 기운 입장을 보이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이 대러 제재를 대폭 강화했을 때도 러시아산 원유를 값싸게 수입하는 등 러시아와 교역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렸다.
로이터는 모디가 푸틴과의 이번 통화에 앞서 지난달 국빈 방미(訪美)했을 때에는 ‘미국과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파트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인도가 미국과의 협력 관계를 과시한 지 6일 만에 러시아와의 우호 관계를 드러내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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