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제재 받은 ‘인민 호날두’ 한광성
미국 CNN은 1일(현지 시각) 뛰어난 축구 실력으로 ‘인민 호날두’란 별명으로 불렸다가 축구 무대에서 사라진 북한 국가대표 축구 선수 한광성(25)을 집중 조명했다. 한씨는 3년 전 이탈리아 명문 구단 유벤투스에 입단했고, 한때 이적료가 460만달러(약 61억원)에 달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벌어들인 외화가 북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쓰인다는 판단에 따라 한광성은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에 올랐고, 현재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1998년생인 한씨는 김정은의 ‘체육 강국’ 구상에 따라 2013년 설립된 평양국제축구학교 출신이다. 정부 지원을 받아 스페인에서 유학했고, 2017년엔 이탈리아 1부 리그 칼리아리의 유소년 구단에 입단했다. 한씨는 곧바로 프로에 승격해 정식 데뷔 1주일 만에 첫 골을 기록하며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CNN은 “유럽 5대 축구 리그에서 골을 넣은 최초의 북한 선수”라며 “키가 크지 않았지만 빠른 속도, 강력한 태클, 골문 앞 헤딩 능력 등을 앞세워 유럽 최고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씨는 2020년 1월 유벤투스에 정식 입단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카타르 알두하일 구단에 팔려갔다. 시즌 중반에 투입됐지만 10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하며 리그 우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종적을 감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보고서를 통해 “한씨가 2021년 1월 알두하일과의 계약 종료 후 카타르에서 추방됐다”고 했다.
‘외화 불법 송금에 따른 대북 제재 위반’이 문제가 돼 한씨가 해외 생활을 접고 북한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크다. 한씨는 카타르 구단과 계약하며 ‘어떤 돈도 북한에 송금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했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영국 언론들은 “한씨가 매달 8만파운드(약 1억3000만원)의 자금을 불법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북한 정부는 종종 해외 노동자들에게 돈을 보내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했다.
한씨와 함께 뛰었던 지도자, 선수들은 CNN에 “수줍지만 좋은 사람이었고 정말로 뛰어난 선수였다”고 했다. 한씨와 유소년팀 동료였던 니컬러스 페닝턴은 CNN에 “한번은 한광성이 가족에 대해 얘기하며 그립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집에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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