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아픈 종소세 신고… 클릭 몇번에 환급액 찾고 신고도 OK”
김하경 기자 2023. 7. 3. 03:04
[Question&Change]
〈25〉 ‘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
명함앱 ‘리멤버’ 성공뒤 또 창업… 대학원때 영수증 정리서 아이디어
회계관리 넘어 세금 환급 서비스… 출시 3년만에 누적 1546만명 가입
〈25〉 ‘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
명함앱 ‘리멤버’ 성공뒤 또 창업… 대학원때 영수증 정리서 아이디어
회계관리 넘어 세금 환급 서비스… 출시 3년만에 누적 1546만명 가입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44)는 두 번째로 창업한 회사인 드라마앤컴퍼니가 운영하는 서비스인 ‘리멤버’ 가입자가 100만 명을 향해 가던 2015년, 세 번째 창업인 자비스앤빌런즈를 설립했다. 리멤버는 그가 맛본 첫 성공이었지만 회사 규모가 점점 커지자 더 이상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에 새 회사를 창업했다.
세 번째 창업의 아이템은 오랜 시간 그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던 과거 대학원 생활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 다양한 비행체를 만들고 싶어 항공우주공학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처음 맡은 일은 학과 영수증 처리 업무였다. 때로는 영수증 처리를 비롯해 각종 잡무로 인해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박사 과정을 수료한 지 10여 년이 흐르는 동안에도 김 대표 머릿속에서는 당시 기억이 이따금 떠올랐다. 강산이 한 번은 변했을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회사가 영수증을 모으고 붙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인공지능(AI)으로 영수증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면 본업에 더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게 성공 요건”
자비스앤빌런즈에는 김 대표의 과거 두 번의 창업 경험이 축적돼 있다. 첫 번째 창업에선 스타트업의 의미를, 두 번째 창업에서는 지속가능한 서비스의 본질을 깨달았다.
그는 2009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기업용 마케팅 솔루션 회사로 첫 창업을 했다. 다른 기업으로부터 외주를 받아 솔루션을 개발했고, 돈도 제법 잘 벌었다. 하지만 고유의 서비스 없이 외주에만 의존하는 회사는 스케일업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회사 고유의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사업 방향을 바꿔 세 개의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첫 사업을 접었다.
김 대표는 곧바로 두 번째 창업에 나섰다. 현재 명함 앱으로 유명한 ‘리멤버’의 운영사인 드라마앤컴퍼니다. 그는 모바일 시대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종이로 된 명함을 주고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명함을 만들어 전달하고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면 사람들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첫 서비스 ‘프로필미’를 출시했다.
그는 프로필미가 ‘이론적으로 너무 괜찮은 서비스’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투자자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반응이 시큰둥했다. 한 투자자는 김 대표에게 ‘내 책상에 큰 명함 보관함이 하나 있는데, 차라리 거기에 담겨 있는 수많은 명함을 입력해줄 수 없겠냐’고 물었다.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자의 말이 그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 말을 검증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리멤버’를 출시하고 명함 입력에 나섰다. 사용자는 급속도로 늘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종이로 된 명함을 직접 주고받는 것을 하나의 예의로 생각하는 문화가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기술 중심의 서비스를 내놨던 게 실패 요인이었다”며 “단순히 생각을 통해 서비스를 만들기보다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그때 체감했다”고 말했다.
● 농축된 창업 경험, 가입자 1500만 서비스로 발현
김 대표는 본인이 대학원에서 겪은 영수증 처리 고충을 바탕으로 창업했지만 AI 경리 서비스를 곧바로 시장에 내놓지 않았다.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전 창업 경험의 교훈 때문이었다. 그 대신 2, 3년간 세무 대행을 먼저 하며 니즈를 파악하고 데이터를 모아 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영수증 관리 업무부터 세무 및 회계관리 등을 돕는 ‘기업 간 거래’(B2B) AI 서비스 ‘자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자비스만으로는 자비스앤빌런즈의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B2B를 넘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성장 모멘텀을 모색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한때 출시했던 사업자에게 미수금을 찾아주는 서비스 ‘돈받자’에서 힌트를 얻어 개인 대상의 환급 시장을 발견했다. 그렇게 탄생한 서비스가 자비스앤빌런즈의 가장 유명한 서비스인 간편 종합소득세 신고 및 환급 대행 서비스 ‘삼쩜삼’이다.
어렵고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던 종합소득세 신고를 모바일 앱이나 웹에서 몇 번의 클릭을 통해 환급액을 확인하고 신고도 할 수 있게 되면서 올해 4월 말 기준 출시된 지 약 3년 동안 누적 가입자 수는 1546만 명으로 늘었다. 세금 환급액은 6132억 원으로, 가장 많은 액수를 환급받은 사람의 경우 1567만2700원을 돌려받았다.
김 대표는 “리멤버는 통 안에 머물렀던 명함이 스마트폰으로 들어오도록 해 사람들의 전화 습관을 바꿨고, 삼쩜삼은 고객들이 세금을 환급받을 권리를 찾도록 했다”며 “자비스앤빌런즈를 통해 앞으로도 고객 개개인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창업의 아이템은 오랜 시간 그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던 과거 대학원 생활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 다양한 비행체를 만들고 싶어 항공우주공학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처음 맡은 일은 학과 영수증 처리 업무였다. 때로는 영수증 처리를 비롯해 각종 잡무로 인해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박사 과정을 수료한 지 10여 년이 흐르는 동안에도 김 대표 머릿속에서는 당시 기억이 이따금 떠올랐다. 강산이 한 번은 변했을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회사가 영수증을 모으고 붙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인공지능(AI)으로 영수증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면 본업에 더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게 성공 요건”
자비스앤빌런즈에는 김 대표의 과거 두 번의 창업 경험이 축적돼 있다. 첫 번째 창업에선 스타트업의 의미를, 두 번째 창업에서는 지속가능한 서비스의 본질을 깨달았다.
그는 2009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기업용 마케팅 솔루션 회사로 첫 창업을 했다. 다른 기업으로부터 외주를 받아 솔루션을 개발했고, 돈도 제법 잘 벌었다. 하지만 고유의 서비스 없이 외주에만 의존하는 회사는 스케일업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회사 고유의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사업 방향을 바꿔 세 개의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첫 사업을 접었다.
김 대표는 곧바로 두 번째 창업에 나섰다. 현재 명함 앱으로 유명한 ‘리멤버’의 운영사인 드라마앤컴퍼니다. 그는 모바일 시대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종이로 된 명함을 주고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명함을 만들어 전달하고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면 사람들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첫 서비스 ‘프로필미’를 출시했다.
그는 프로필미가 ‘이론적으로 너무 괜찮은 서비스’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투자자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반응이 시큰둥했다. 한 투자자는 김 대표에게 ‘내 책상에 큰 명함 보관함이 하나 있는데, 차라리 거기에 담겨 있는 수많은 명함을 입력해줄 수 없겠냐’고 물었다.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자의 말이 그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 말을 검증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리멤버’를 출시하고 명함 입력에 나섰다. 사용자는 급속도로 늘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종이로 된 명함을 직접 주고받는 것을 하나의 예의로 생각하는 문화가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기술 중심의 서비스를 내놨던 게 실패 요인이었다”며 “단순히 생각을 통해 서비스를 만들기보다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그때 체감했다”고 말했다.
● 농축된 창업 경험, 가입자 1500만 서비스로 발현
김 대표는 본인이 대학원에서 겪은 영수증 처리 고충을 바탕으로 창업했지만 AI 경리 서비스를 곧바로 시장에 내놓지 않았다.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전 창업 경험의 교훈 때문이었다. 그 대신 2, 3년간 세무 대행을 먼저 하며 니즈를 파악하고 데이터를 모아 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영수증 관리 업무부터 세무 및 회계관리 등을 돕는 ‘기업 간 거래’(B2B) AI 서비스 ‘자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자비스만으로는 자비스앤빌런즈의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B2B를 넘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성장 모멘텀을 모색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한때 출시했던 사업자에게 미수금을 찾아주는 서비스 ‘돈받자’에서 힌트를 얻어 개인 대상의 환급 시장을 발견했다. 그렇게 탄생한 서비스가 자비스앤빌런즈의 가장 유명한 서비스인 간편 종합소득세 신고 및 환급 대행 서비스 ‘삼쩜삼’이다.
어렵고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던 종합소득세 신고를 모바일 앱이나 웹에서 몇 번의 클릭을 통해 환급액을 확인하고 신고도 할 수 있게 되면서 올해 4월 말 기준 출시된 지 약 3년 동안 누적 가입자 수는 1546만 명으로 늘었다. 세금 환급액은 6132억 원으로, 가장 많은 액수를 환급받은 사람의 경우 1567만2700원을 돌려받았다.
김 대표는 “리멤버는 통 안에 머물렀던 명함이 스마트폰으로 들어오도록 해 사람들의 전화 습관을 바꿨고, 삼쩜삼은 고객들이 세금을 환급받을 권리를 찾도록 했다”며 “자비스앤빌런즈를 통해 앞으로도 고객 개개인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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