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수인종 우대 폐지’, 명문대 입시 불공정 논란으로 번져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7. 3. 03:03
하버드 백인학생 43% 동문 등의 가족
하퍼 교수 “백인 우대제 폐지해야”
대학 총장들도 “다양성 확보 나서야”
역대급 입시 전쟁에 ‘공정 대입’ 부각… SAT 비중 축소 등 뜨거운 논쟁
하퍼 교수 “백인 우대제 폐지해야”
대학 총장들도 “다양성 확보 나서야”
역대급 입시 전쟁에 ‘공정 대입’ 부각… SAT 비중 축소 등 뜨거운 논쟁
“미국의 명문대들이 인종 구성의 다양성을 넘어 사회 정의에 헌신할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바꿔야 한다.”(래리 서머스 미 하버드대 교수)
“노를 좀 잘 젓는다고(조정) 공부 못해도 합격하는 ‘백인 우대제’ 역시 사라져야 한다.”(타일러 하퍼 미 베이츠대 교수)
지난달 29일 62년간 이어져 온 미 소수인종 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이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미 명문대의 입시 불공정 논란에도 불이 붙었다. 이 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도 소외 계층을 아우르는 공정한 대입제도 마련을 위해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 “백인 우대 제도 역시 폐지해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1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귀족 스포츠’에 대한 특혜 배제, 고가의 입시 컨설팅이 통하지 않는 입시제도 도입 등 개혁 조치를 주문했다. 서머스 교수는 “나는 소수인종 우대 정책의 강력한 지지자이지만 한편으론 아이비리그 출신의 부자 부모의 지원하에 비싼 사립학교를 다닌 소수인종 학생이 가난한 공립학교 출신보다 입시에 유리한 것으로 보여 불편했다”며 “이참에 명문대는 입시제도를 전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하버드대는 이번 소송 과정에서 백인 학생의 43%가 동문, 교직원, 기부자의 가족이거나 체육 특기자라는 점이 드러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 컬럼비아대, 조지타운대, 캘리포니아대 총장들도 “다른 수단을 통해서라도 미 대학들은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법원의 소수인종 우대제 폐지가 예상됨에 따라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듀크대는 지역 저소득층 우대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앞서 발표하기도 했다.
미 대학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미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전형의 비중을 줄이는 정책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다. SAT가 고액 과외를 받은 고소득층에게 유리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컬럼비아대는 올해 아이비리그 중 최초로 입시에서 SAT를 영구히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 미국도 요즘 ‘역대급’ 입시 전쟁
미국에서 교육 문제는 낙태 등 이념 지향이 뚜렷한 이슈와 달리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학부모마다 의견이 엇갈리는 편이다. 민주당도 연방대법원의 소수인종 우대제 폐지 판결을 비판하기보다 입시 공정성을 위한 새로운 제도 마련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진보 성향이 강한 뉴욕이나 수도 워싱턴의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다”며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는 의견과 함께 “SAT 폐지는 아시아계에 대한 또 다른 차별”, “부자 우대 정책도 사라져야 한다”는 등의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미 아이비리그 합격률이 2010년 10%대에서 최근 3∼5%대까지 떨어지며 역대급 ‘입시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맨해튼의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각종 대회 준비에 드는 과외비, 원정 여행 비용까지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아이비리그 합격에 유리한) 사립고 입시마저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맨해튼에 있는 펜싱 학원은 명문대 펜싱 전형을 노리는 부모들이 연간 수만 달러의 학원비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이비리그 입학 컨설팅 비용은 평균 75만 달러(약 9억9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연간 대학 등록금도 9만 달러(약 1억2000만 원)까지 올랐다. 연방대법원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제동을 걸면서 ‘비싼 대학’에 대한 저소득층 접근성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서머스 교수는 “차라리 대학 입학 정원을 늘려야 한다”며 엘리트 교육도 보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를 좀 잘 젓는다고(조정) 공부 못해도 합격하는 ‘백인 우대제’ 역시 사라져야 한다.”(타일러 하퍼 미 베이츠대 교수)
지난달 29일 62년간 이어져 온 미 소수인종 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이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미 명문대의 입시 불공정 논란에도 불이 붙었다. 이 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도 소외 계층을 아우르는 공정한 대입제도 마련을 위해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 “백인 우대 제도 역시 폐지해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1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귀족 스포츠’에 대한 특혜 배제, 고가의 입시 컨설팅이 통하지 않는 입시제도 도입 등 개혁 조치를 주문했다. 서머스 교수는 “나는 소수인종 우대 정책의 강력한 지지자이지만 한편으론 아이비리그 출신의 부자 부모의 지원하에 비싼 사립학교를 다닌 소수인종 학생이 가난한 공립학교 출신보다 입시에 유리한 것으로 보여 불편했다”며 “이참에 명문대는 입시제도를 전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하버드대는 이번 소송 과정에서 백인 학생의 43%가 동문, 교직원, 기부자의 가족이거나 체육 특기자라는 점이 드러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 컬럼비아대, 조지타운대, 캘리포니아대 총장들도 “다른 수단을 통해서라도 미 대학들은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법원의 소수인종 우대제 폐지가 예상됨에 따라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듀크대는 지역 저소득층 우대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앞서 발표하기도 했다.
미 대학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미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전형의 비중을 줄이는 정책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다. SAT가 고액 과외를 받은 고소득층에게 유리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컬럼비아대는 올해 아이비리그 중 최초로 입시에서 SAT를 영구히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 미국도 요즘 ‘역대급’ 입시 전쟁
미국에서 교육 문제는 낙태 등 이념 지향이 뚜렷한 이슈와 달리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학부모마다 의견이 엇갈리는 편이다. 민주당도 연방대법원의 소수인종 우대제 폐지 판결을 비판하기보다 입시 공정성을 위한 새로운 제도 마련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진보 성향이 강한 뉴욕이나 수도 워싱턴의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다”며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는 의견과 함께 “SAT 폐지는 아시아계에 대한 또 다른 차별”, “부자 우대 정책도 사라져야 한다”는 등의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미 아이비리그 합격률이 2010년 10%대에서 최근 3∼5%대까지 떨어지며 역대급 ‘입시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맨해튼의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각종 대회 준비에 드는 과외비, 원정 여행 비용까지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아이비리그 합격에 유리한) 사립고 입시마저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맨해튼에 있는 펜싱 학원은 명문대 펜싱 전형을 노리는 부모들이 연간 수만 달러의 학원비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이비리그 입학 컨설팅 비용은 평균 75만 달러(약 9억9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연간 대학 등록금도 9만 달러(약 1억2000만 원)까지 올랐다. 연방대법원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제동을 걸면서 ‘비싼 대학’에 대한 저소득층 접근성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서머스 교수는 “차라리 대학 입학 정원을 늘려야 한다”며 엘리트 교육도 보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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