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 법칙’ 출간 황창규 “워라밸 안 좋아하는 말…젊은이들 안주 말고 도전을”
“우리 세대는 뭔가 돌파구를 뚫어내야 하는, 정말 무(無)에서 시작해 도전하고 응전하며 성공을 일궈낸 사례가 정말 많거든요. 그런 경험과 노하우를 정리해, 어떻게든 젊은 세대가 성장하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펴낸 책입니다.”
황창규(70) 전 KT 회장이 지난달 ‘황의 법칙’이란 책을 출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장, 초대 ‘국가 CTO’(국가전략기획단장), KT 회장을 지낸 그가 CEO 직에서 물러난 지 3년여 만이다. 황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본지 통화에서 “조직에서 만들어준 명함을 반납하며 다짐한 게 두 가지 있다”며 “기억하는 것과 돕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책이 그 결과물이다. 책은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위험 감수), 위기의 대응, 혁신을 이루는 경영자의 자세 등 총 7개의 주제로 이뤄져있다. 그가 반도체와 5G(5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시장을 이끌며 ‘세계 최초’ 성과를 일궈낸 스토리를 담았다. 작년 가을부터 그가 연세대 경영대에서 재능 기부 형태로 총 7주간 진행한 특강을 정리한 것으로, 학생들과의 질의 응답도 수록했다. 조직관리 ‘꿀팁’을 묻는 질문에, 그는 “친구들에게 밥부터 많이 사라.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겠지만 나중을, 당신을 위한 투자”라고 답한다.
‘메모리 반도체 용량은 1년에 두 배씩 늘어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2002년)이 책 제목이 됐다. 그는 “삼성전자를 떠난 이후에도 ‘황의 법칙’이란 말이 고유명사처럼 나를 따라다니더라”며 “내가 의도했던 혁신의 내용과 방법을 담은 책이라 이를 ‘황의 법칙’으로 함축해도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젊은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하나의 메시지를 묻자 “실패해도 좋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크게 도전하라”는 답이 나왔다. “저는 ‘워라밸’이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한계와 대면하고 이를 극복해내는 시간은, 삶의 균형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결코 만날 수 없거든요.”
‘미스터 칩(chip)’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최근의 반도체 위기에 대해 “당장은 어렵지만 오히려 경쟁자와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고 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나갈 젊은 세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다. 다만 ‘라떼’가 되지 않도록 공부를 좀 더 하겠다(웃음)”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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