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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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은 올해 4~6월 게재된 기사를 중심으로 지면 평가를 하고자 독자권익위원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독자권익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번 기사는 이러한 부조리하고 모순된 사회구조를 들여다봄으로써 이들 감정노동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한 시선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인 기사라 생각한다.
국제신문은 지난 4월 장애인의 날을 맞은 남구청의 행보를 전하면서 '경사로 없어 당황, 도로 턱에 걸려 아찔갈 길 먼 장애인 이동권' 르포 기사를 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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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가나다순)
▶권재창(법무법인 청률 변호사)
▶김석환(부산대 석좌교수·4차산업혁명 위원회 위원)
▶김유진(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변화지원팀장)
▶이동현(독자권익위 위원장·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두나(부산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전 부대신문 편집국장)
▶정익진(시인)
◇본지 참석·정리
▶이선정(편집국 부국장)
- 부산 석면피해 깊이 있는 보도
- 상시검진 필요성 등 제시 눈길
- 방류 앞둔 日오염수 논란 증폭
- 찬반 전문가 불러 집중 점검을
- 정유정 사건 정확한 이해 도와줘
- 숫자 난립 낙동강 기사읽기 불편
- 기획 ‘슬기로운 물만골 탐구생활’
- 공동체 과제·고민 생생하게 담아
국제신문은 올해 4~6월 게재된 기사를 중심으로 지면 평가를 하고자 독자권익위원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독자권익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정익진=지난 4월 10일부터 매주 월요일 자에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쓰는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연재물에서 ‘난중일기에 통합의 길 있다’는 캐치프레이즈가 눈에 쏙 들어왔다. 이는 현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만한 말이다. 윈스턴 처칠 경의 저서 ‘제2차 세계대전’이 떠오르기도 한다. 누구나 다 이순신 장군은 될 순 없겠지만 이번 특집기획을 읽어보면 우리에게 닿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모함으로 인한 개인적인 불행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나라를 구한 위대한 영웅이다. 그래서 성웅(聖雄) 이순신 장군이다. 이러한 가슴 아픈 부분들이 의역 난중일기를 통해 더 선명하게 드러나길 바란다. 의역 난중일기의 시도는 프레스코 벽화를 살려내듯 일종의 복원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자와 주최 측의 의도다. 필자를 비롯해 쉽지 않은 일에 온 정성을 다하는 분들에게 갈채를 보내고 싶다.
▶권재창=주지하듯 김 전 재판관은 이순신 전문가다. 40년간 이순신 장군을 공부하며 우리 사회에 장군의 가르침을 널리 펴기 위해 노력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어려서부터 난중일기에 관하여 숱하게 들어왔다. 그러나 난중일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난중일기를 번역한 책이 50권에 이른다고 하지만 아직 온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신문의 기획연재는 매우 뜻깊은 일이다.
▶정두나=4월 10일 자 ‘부산·경남 총선 지형 기획’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 알력 싸움에만 집중해 아쉬웠다. 개개인의 면면 중 어떤 부분을 집중해야 하는지, 부산 현안을 다루는 데 있어 강점을 보이는 후보는 누구인지 등 세세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4월 26일 자 ‘석면 잠복기(10~40년) 끝났다…부산 4년 새 피해자 128% 폭증’ 기사는 특히 부산에서 이 문제를 예민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달해 줬다. ‘석면노동자 폐암 발견 늦어 사망 일쑤, 상시검진 필요성’ 등 후속 기사로도 이어져 그 깊이를 자랑했다.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와 예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관해 자세히 제시해 눈에 띈다.
▶김석환=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자 자갈치시장 판매가 줄고 천일염은 품귀 현상을 빚는다. 오염수에 의한 피해 정도는 논란이 있는 사안이다. 이런 시기 미디어의 역할은 독자가 판단하도록 총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찬반 전문가를 동원해 집중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데 너무 따라만 가는 느낌이다. 전문가 기고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 ▷조류에 따른 오염수의 방향 ▷오염수에 포함된 위험물질의 정도 ▷어류 축적 가능성 ▷왜 외국과는 달리 한국 정부는 유독 안전하다고 주장하나 ▷다른 대안은 없을까 등 쟁점 설정과 상호 토론을 통한 검증이 중요하다. 이는 유튜브용으로도 괜찮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단기적 피해가 아닌 진실 그 자체다. 광우병 피해가 한국에서 거의 없었던 것은 광우병 뉴스가 ‘가짜뉴스’였던 것이 아니라 광우병 뉴스 덕분에 월령 30개월 미만의 안전한 소가 수입되고 검역 강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동현=지난해에 이어 다시 시작한 ‘UN공원에 잠든 용사들…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2’(5월 9일부터 매주 화요일 연재)가 주목받았다. 올해 6·25전쟁 정전 70주년(7월 27일)을 맞아 유엔기념공원에 영면한 ‘안장자 이야기’를 다시 선보인 것이다. 후속 기사를 기대했는데 이번에 뉴질랜드 호주 네덜란드 영국 등 4개국을 방문해 안장자 유족과 참전용사 등을 취재했다. 참전자와 그 가족들의 사연을 지면·온라인 기사뿐만 아니라 생생한 영상도 국제신문 유튜브와 네이버TV를 통해 송출하는 등 독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정두나=5월 10일 자 ‘낙동강 중·상류 공장 난립, 수질 기금만 4조 삼켰다’ 는 숫자가 난립해 가독성이 떨어졌다. 전달력을 해칠 정도여서 물이용부담금 부분은 부산이 경북 경남 대구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식으로만 언급하고, 자세한 숫자는 표로만 제시해도 좋았을 듯싶다. 지출체계 점검 필요성 등 다양한 지적이 전달된 점은 훌륭했다.
▶김석환=5월 11일 공공기관 채용 설명회 사진기사를 보면서 지역 공공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이나 지역 내 역할을 다룬 기사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 인구 330만이 붕괴되고 4월 부산 실업자가 1만7000명이 늘었다는 스트레이트성 보도와 함께 ‘어떻게 해야 하지’도 함께 다루어졌으면 한다.
▶권재창=과외앱을 통해 만난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정유정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범행동기가 쉽게 설명되지 않아 처음부터 이상했다. 그 때문인지 정유정을 ‘은둔형 외톨이’니 ‘사이코패스’니 하는 등의 보도가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정유정을 이렇게 규정하는 것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부산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보니 국제신문도 많은 지면을 할애해 보도했다. 국제신문의 전체적인 보도 태도는 사이코패스 점수가 높은지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범죄 죄질, 그게 가능할 수 있었던 사회적 맥락, 앞으로 영향 등의 시각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은둔형 외톨이는 타인이 아니라 스스로를 책망하는 특징이 있어 정유정 사건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독자의 정확한 이해에 도움을 줬다.
▶이동현=공동체 마을로 유명한 황령산 골짜기에 있는 물만골을 다룬 ‘슬기로운 물만골 탐구생활’(5월 24일부터 매주 수요일 연재) 기사가 흥미로웠다. 기자가 마을에 거처를 마련, 주민과 함께 생활하면서 취재하는 새로운 시도와 노력이 돋보였다. 다양한 마을 주민을 만날 수 있었고 마을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생활자의 입장에서 주민 삶의 현장을 돌아보고 부산 빈곤의 역사와 공동체를 탐구한 생생한 기사로 평가된다. 주말 황령산 고갯길 교통문제와 함께 변화의 기로에 선 마을의 과제와 고민을 접할 수 있어 탐사보도의 묘미가 한층 더해졌다.
▶정익진=6월 5, 6일 자 ‘감정노동현장’ 콜센터 취업기를 읽으며 넷플릭스의 드라마 ‘사냥개들’이 떠올랐다. 돈을 빌려서 이자의 중량이 더해져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생기는 불행한 사태를 고발한다. 실적에 살고 실적 때문에 죽는 형국이 자본 시장이다. 카드회사가 어떤 곳인지 잘은 모르지만 빚을 권유해서 카드를 많이 사용해 달라는 영업행위일 것이다. 콜센터 직원은 회사 상담을 담당하며 고객의 전화를 받는 업무다. 카드회사 직원은 ‘총알받이’라는 말도 나온다. 숨쉬기 위해 담배를 피워야 할 만큼 업무량도 엄청나다. 인위적인 환대 때문에 감정노동이 극심하다. 감정노동은 ‘기분 나쁜 상황에서도 억지로 웃어야 하는 일’이다.
이번 기사는 이러한 부조리하고 모순된 사회구조를 들여다봄으로써 이들 감정노동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한 시선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인 기사라 생각한다.
▶김석환=6월 12일 자 ‘부산시 MOU 남발’ 기사는 지역신문이 왜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기사였다. 국제신문의 보도대로 MOU는 박 시장 임기 들어 월평균 15건 체결된다면 이는 시 업무수행에 시민의 착시를 유도할 수 있고, MOU에 따른 행정력 낭비도 만만치 않다. 민간사업자가 MOU 체결을 내세워 투자를 벌일 경우 선의의 피해자도 있을 수 있다.
▶정두나=6월 12일 자 ‘바뀐 게 없다, 물난리 무방비 도시’는 직전의 감사원 감사 기사에 이어 탄탄한 기획기사로 만들었다. 14곳 중 11곳이라는 수치로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그중 한 곳을 조망해 사안을 더 촘촘하게 다뤘다. 다만 대책으로 대규모 토목 공사가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데, 어떤 것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지 못했다.
▶김유진=6월 15일 자 ‘전장연 부산서도 집회…도시철 24분 지연에 시민과 마찰’은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집회 풍경을 스케치한 기사다. 이날 집회 진행 경과와 요구안, 이에 대한 승객 반응을 종합적으로 서술했지만 제목과 후반부 기사 분량을 시민 불편과 마찰에 비중을 두어 독자가 휠체어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요구안에 대해서는 공감하기가 힘들다. 타 언론사는 ‘지하철 오른 휠체어…장애인 이동권 보장’ 정도로 제목을 달았는데, 이 정도만 되어도 사안에 대한 선입견 없이 장애인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동이 어려워서 교육도 취업도 여가도 포기하게 되는 만큼 장애인에게 이동권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기본적인 권리일 것이다.
국제신문은 지난 4월 장애인의 날을 맞은 남구청의 행보를 전하면서 ‘경사로 없어 당황, 도로 턱에 걸려 아찔…갈 길 먼 장애인 이동권’ 르포 기사를 낸 적이 있다. 기념일, 정제된 행사가 아니더라도 다소 거칠고 소란이 있는 속에서도 당사자의 진짜 요구하는 바를 좀 더 설득력 있게 보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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