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엄마의 손맛…특별한 장 익는 신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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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신기마을과 된장 브랜드 '엄마의 손맛'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기1리 통장이자 마을기업 '신기한마을 고고씽 협동조합' 이사장 정숙자(72세) 씨는 "우리는 국산 콩에 국산 소금으로 담는 진짜 장임더. 우리가 콩 삶고 메주 쒀서 메주도 판매합니더. 올해는 물을 덜 잡아서 장이 더 맛날꺼라요"라고 말하는 모습에 자부심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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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 생각나는 맛 … 쭉 이어지길”
양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신기마을과 된장 브랜드 ‘엄마의 손맛’ 사업을 진행 중이다. 경남 양산 신기동 신기마을은 1957년 태풍 ‘칼멘’ 영향으로 제방이 붕괴하면서 마을 전체가 침수돼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연재해로 말미암은 이주마을이다. 또한 경부고속도로가 가로 막아 원도심과 단절된 60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다.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 평화롭고 따뜻한 공기가 먼저 반겼다. 골목 안으로 들어서니 깔끔하게 지어진 넓은 주택이 있었다. 광고를 위한 간판 하나 없는 순수한 곳이었다. 대문을 여는 순간 고향에 온 것 같아 뭉클했다. 정갈하게 정리 된 장독들이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아낙네의 부지런함을 알려면 장독을 보면 된다고 한다. 자식처럼 닦고 가꾸었을 어르신들의 정성이 빛났다. 갑자기 찾아 든 방문객을 맞는 주름진 얼굴의 미소가 아름다웠다.
신기1리 통장이자 마을기업 ‘신기한마을 고고씽 협동조합’ 이사장 정숙자(72세) 씨는 “우리는 국산 콩에 국산 소금으로 담는 진짜 장임더. 우리가 콩 삶고 메주 쒀서 메주도 판매합니더. 올해는 물을 덜 잡아서 장이 더 맛날꺼라요”라고 말하는 모습에 자부심이 가득했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지만 이왕 시작한 일 잘됐으며 좋겠다며 쑥스럽게 말했다.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는 “이 곳 된장을 처음 먹었을 때 외가 생각이 났다”며 “집 된장이라는 상호를 단 제품들이 많지만 이 곳 어르신들이 담근 된장을 먹어 보면 확실히 차이를 느낄 겁니다. 무엇보다 어제 멀쩡하시던 분이 오늘 못 나오시는 경우가 있어 걱정입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현대인들은 장을 담그지 못한다. 장은 메주와 소금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햇살과 바람이 적당하게 조화를 이뤄 항아리를 보듬어줘야 잘 숙성이 된다. ‘장은 공짜로 얻어먹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담그는 일과 보관하는 일이 까다롭고 힘들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입맛도 변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 엄마가 끓여준 짭조름하면서 얼큰하고 시원한 된장우거지국이 그리울 때가 있다. 양산시 도시 재생 지원센터나 신기한마을 고고씽 협동조합을 통해 그리운 맛도 느끼고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어른들의 삶에 활력소를 넣어주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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