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바이든 정책 4번째 제동… “학자금 대출 탕감 무효”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7. 3. 03:02
[美대법원-바이든 정부 충돌]
“의회 승인없이 추진” 정부 패소 결정, 바이든 “잘못된 해석… 탕감 해낼 것”
대법, 세입자 퇴거유예 등도 무효화
“보수 우위 대법, 정치적 편향 판결”… “의회 패싱 행정부 권력 견제” 갈려
“의회 승인없이 추진” 정부 패소 결정, 바이든 “잘못된 해석… 탕감 해낼 것”
대법, 세입자 퇴거유예 등도 무효화
“보수 우위 대법, 정치적 편향 판결”… “의회 패싱 행정부 권력 견제” 갈려
미국 연방대법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이던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세입자 퇴거 유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이어 대법원이 4번째로 바이든 행정부 주요 정책을 뒤집은 사례로 꼽힌다.
연방대법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 무효화뿐 아니라 미 보수의 오랜 ‘숙원’이던 낙태 금지와 대입 소수인종 우대 정책 폐지까지 최근 잇단 블록버스터급 판결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보수 6명 대 진보 3명의 보수 우위 구도로 재편된 연방대법원이 정치 편향적인 판결을 내리며 사법 권력을 남용한 건지, 아니면 정책 추진에서 의회를 ‘패싱’한 행정부 권력을 견제한 것인지를 두고 미 전반이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 바이든 “대법원, 헌법 잘못 해석” 반발
학자금 대출 탕감은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공약이었다. 당초 대선 후보 시절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취임 후 이 정책을 둘러싸고 의회는 여야 간 교착 상태에 빠졌다. 2022년 들어 물가가 치솟은 데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집권 민주당은 같은 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8월 연간 소득 12만5000달러(부부 합산 25만 달러) 미만 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2만 달러(약 2600만 원)까지 학자금 채무를 면제하는 행정명령을 전격 발표했다. 약 4300만 명의 학생들에게 4300억 달러(약 567조1700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가장 비싼 행정명령’이라는 비판도 따라왔다.
아칸소, 아이오와, 캔자스, 미주리, 네브래스카,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보수 성향 6개 주의 소송 제기에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6 대 3 의견으로 “의회 승인 없이 추진은 잘못”이라며 정부 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미 대출 면제를 신청한 2600만 명 등 학생들의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내상을 입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긴급 연설을 통해 “대법원이 헌법을 잘못 해석했다”면서 “수백만 미국인이 대법원 결정에 실망하고 낙담하고 심지어 약간의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또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학자금 대출 탕감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의회 패싱에 제동” vs “법원이 도 넘어”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이 바이든 행정부의 굵직한 정책에 제동을 건 것은 크게 4번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앞서 2021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월세를 내지 못해도 퇴거를 유예해주는 ‘세입자 퇴거 유예’ 정책이 대법원의 반대로 무효화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행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은 것이었다. 이듬해에는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온실가스 규제 정책도 법원에서 모두 발목이 잡혔다.
연방대법원이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뒤집은 논리는 하나로 귀결된다. 연방정부가 의회의 승인 없이 막대한 예산을 쓰거나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행정권 남용”이라는 것이다.
이번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서도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다수의견 판결문에서 “‘고등교육 구제 기회법’은 기존 법령이나 규제 조항을 수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지, 법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작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니다”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안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판결문에 2021년 7월 당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은 부채를 탕감할 수 있는 권력은 없고, 단지 상환 연기가 가능하다. 탕감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한 발언을 직접 인용하기까지 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엘리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3명의 대법관은 소수의견에서 “권력을 남용하고 있는 것은 백악관이 아닌 법원”이라며 “의회는 이미 교육부 장관에게 위기 대응 권한을 줬고, 국민이 (탕감책을) 원하지 않는다면 유권자와 의회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원이 결국 연방 학자금 대출 문제의 결정권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 바이든 “대법원, 헌법 잘못 해석” 반발
학자금 대출 탕감은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공약이었다. 당초 대선 후보 시절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취임 후 이 정책을 둘러싸고 의회는 여야 간 교착 상태에 빠졌다. 2022년 들어 물가가 치솟은 데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집권 민주당은 같은 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8월 연간 소득 12만5000달러(부부 합산 25만 달러) 미만 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2만 달러(약 2600만 원)까지 학자금 채무를 면제하는 행정명령을 전격 발표했다. 약 4300만 명의 학생들에게 4300억 달러(약 567조1700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가장 비싼 행정명령’이라는 비판도 따라왔다.
아칸소, 아이오와, 캔자스, 미주리, 네브래스카,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보수 성향 6개 주의 소송 제기에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6 대 3 의견으로 “의회 승인 없이 추진은 잘못”이라며 정부 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미 대출 면제를 신청한 2600만 명 등 학생들의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내상을 입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긴급 연설을 통해 “대법원이 헌법을 잘못 해석했다”면서 “수백만 미국인이 대법원 결정에 실망하고 낙담하고 심지어 약간의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또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학자금 대출 탕감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의회 패싱에 제동” vs “법원이 도 넘어”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이 바이든 행정부의 굵직한 정책에 제동을 건 것은 크게 4번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앞서 2021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월세를 내지 못해도 퇴거를 유예해주는 ‘세입자 퇴거 유예’ 정책이 대법원의 반대로 무효화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행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은 것이었다. 이듬해에는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온실가스 규제 정책도 법원에서 모두 발목이 잡혔다.
연방대법원이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뒤집은 논리는 하나로 귀결된다. 연방정부가 의회의 승인 없이 막대한 예산을 쓰거나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행정권 남용”이라는 것이다.
이번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서도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다수의견 판결문에서 “‘고등교육 구제 기회법’은 기존 법령이나 규제 조항을 수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지, 법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작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니다”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안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판결문에 2021년 7월 당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은 부채를 탕감할 수 있는 권력은 없고, 단지 상환 연기가 가능하다. 탕감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한 발언을 직접 인용하기까지 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엘리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3명의 대법관은 소수의견에서 “권력을 남용하고 있는 것은 백악관이 아닌 법원”이라며 “의회는 이미 교육부 장관에게 위기 대응 권한을 줬고, 국민이 (탕감책을) 원하지 않는다면 유권자와 의회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원이 결국 연방 학자금 대출 문제의 결정권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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