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수조물 먹방
일본 정부가 올여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계획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 처리하면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이 대부분 제거된다고 하지만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지지 않는다. 한국·중국과 주변국, 태평양 섬나라 등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누구보다 원전 주변 어민들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가 지난달 30일 오염수 방류 반대 특별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반대 결의는 이번이 네번째다. 일본의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도 지난달 22일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반대결의를 채택했다.
우리 국민도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걱정이 크다. 국민 10명 중 8명이 방류를 걱정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 1천7명을 대상으로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의 해양과 수산물을 오염시킬까 봐 걱정하는지, 걱정하지 않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8%가 “걱정된다”고 답했다.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는 11%,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는 9%였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부터 50대까지 ‘걱정된다’는 응답이 80%를 넘었다. 60대에선 69%, 70대 이상에선 64%가 우려를 표했다. 중도층 중엔 81%가, 무당층에선 82%가 ‘걱정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53%, 보수층에선 57%가 ‘걱정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김영선, 류성걸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수조 속 바닷물을 떠 마셨다. 오염수 괴담에 ‘회 먹방(릴레이 횟집 회식)’에 이어 ‘수조물 먹방’을 하는 여당 행태에 국민들은 “쌩쑈”를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조 속의 생선들도 황당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전 오염수는 아직 방류되지 않았다. 수산시장 수조의 물을 마시는 걸 보여주면 국민들이 핵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믿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원전 오염수가 문제 없다면 일본이 나서서 홍보해야지, 왜 우리 여당 의원이 앞장서 난리인지.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하는 코미디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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