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습 쌍욕∙협박 용인체육회장, 수사하라
용인시체육회장 사퇴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 29일 용인시체육회종목단체협의회가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용인시체육회 오광환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 이틀 전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다. 오 회장과 함께 근무하는 체육회 직원들 목소리다. 앞서 용인시의회의 사과 촉구 성명서 채택도 있었다.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라’고 했다. 민선 체육회장이다. 이런 선출직을 향해 쏟아지고 있는 사퇴와 사과 촉구다.
놀랍게도 발단은 상습적인 욕설, 모욕, 협박이다. 전언 또는 녹취로 불거진 것만 보자. 취임식 때부터 직원들이 참담한 욕설을 들었다. 회장 본인 얼굴이 있는 현수막에 주름이 졌다는 이유였다. 축구협회 정기총회에서는 ‘예산을 없애는 시의원을 찾아가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했다. 시의회 의결에 대한 공공연한 위협으로 들릴 수 있었다. 시의회 공식 성명이 나오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잡음은 뒤에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직원 워크숍에서도 일이 터졌다. 오 회장이 가까운 곳에서 먹자고 제안했다. 체육회 임직원들이 정한 식사 장소가 약 30분 떨어져 있었다. 이동할 때부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착해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고, 필설로 옮기기 민망한 욕설을 해댔고, 직원에게 달려들다가 다른 직원을 밀치기도 했다고 한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쌍욕으로 위협했다고 한다. 결국 객지에서 경찰까지 출동해야 하는 사건이 되기에 이르렀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다. 그런데 현장 일부가 담긴 동영상이 제시됐다. 보고도 믿기 어려운 모습이 거기 있었다. 직원들은 이런 공포가 일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워크숍이 끝난 뒤 업무 복귀 뒤에도 이어졌다. ‘앞으로 더 힘들게 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오 회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죄한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주위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선거로 된 상황이기 때문에’라며 거부했다. 그렇긴 하다. 표로 뽑힌 자리다.
그러나 그 표가 인권 말살 권한까지 준 것은 아니다. 쌍욕했으면 처벌받아야 한다. 끼친 손해 있으면 배상해야 한다. 직원들은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라 한다. 오 회장 입장도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그들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으로 맞서게 됐다. 세상에 이런 괴이한 파행이 또 있을까. 다른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우리가 권해 볼 것은 하나다. 경찰의 신속한 수사다. 빠른 유·무혐의 결정 또는 기소·불기소뿐이다. 그래야 시민 망신이 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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