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는 오지 않는다’ 소설가 안정효 떠났다

김진형 2023. 7. 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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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서면 금산리를 배경으로 한 안정효의 소설 '은마는 오지 않는다'는 전쟁문학의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당시 뉴욕타임스 추천 도서로 선정된 이 소설은 "문학적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의 한 귀퉁이에 빛을 밝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닌다" 등의 평을 받으며 세계 문단에 한국 소설을 알렸다.

작품 속 은마는 춘천 서면 금산리 장군봉 전설에 등장하는 용마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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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배경 전쟁문학 국내외 주목
종군기자·번역가 등 왕성한 활동

춘천 서면 금산리를 배경으로 한 안정효의 소설 ‘은마는 오지 않는다’는 전쟁문학의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미국 문화의 유입으로 급속도로 붕괴되는 한국 농촌사회의 비극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해외에서 먼저 주목 받았다.

작가 안정효에게 춘천은 작가가 되고 싶었던 젊은 시절의 꿈이 서린 도시이기도 하다.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작가 안정효가 지난 1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64년부터 코리아 헤럴드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다 베트남 전쟁에 종군기자로 참전해 ‘베트남 삽화’를 연재했다. 1985년 실천문학에 국내 최초로 베트남 파병의 민낯을 다룬 장편 소설 ‘전쟁과 도시(하얀 전쟁)’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고인의 또다른 대표작 ‘은마는 오지 않는다(1990)’는 1988년 미국에서 ‘은마’라는 제목으로 먼저 발간됐다. 당시 뉴욕타임스 추천 도서로 선정된 이 소설은 “문학적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의 한 귀퉁이에 빛을 밝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닌다” 등의 평을 받으며 세계 문단에 한국 소설을 알렸다.

작품은 1950년 인천상륙작전 직후 춘천 서면 금산리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미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주인공은 마을 사람들의 따돌림을 받게 되고, 생존을 위해 매춘을 선택한다. 미군은 춘천에 ‘오마하’라는 기지를 건설하고 ‘텍사스 타운’이라는 집창촌도 만들어진다. 작품 속 은마는 춘천 서면 금산리 장군봉 전설에 등장하는 용마를 가리킨다. 세상을 구원해 줄 위대한 인물을 기다리는 영물이다. 2012년 개정증보판 ‘은마’로 재출간되는 등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하얀 전쟁’과 ‘은마는 오지 않는다’ 모두 영화로도 제작돼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등에서 수상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24권의 소설과 수필 등을 남긴 고인은 번역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번역, 연재하는 등 150여권에 달하는 번역서를 펴냈다. 1992년 중편 ‘악부전’으로 김유정문학상을 받았으며 1982년 존 업다이크의 ‘토끼는 부자다’로 한국번역문학상을 받았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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