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강릉 세계합창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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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마지막 전투로 불리는 1953년 7월 화천군 '425고지 전투'를 모티브로 2011년에 개봉한 영화 '고지전'에는 남·북한 병사들이 다 함께 노래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정안수 떠 놓고서 이 아들의 명 비는 어머님의 흰머리가 눈부시어 울었소~.' 원곡 가사 '이 아들의 공 비는'에서 딱 한 글자, '공(功)'을 '명(命)'으로 고친 것도 그렇고, 총력전을 앞두고 연출된 안개와 남·북 병사들의 합창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하는 근원적 질문에서부터 전쟁의 비극, 인간 본연의 감성을 일깨우는 처연한 웅변으로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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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마지막 전투로 불리는 1953년 7월 화천군 ‘425고지 전투’를 모티브로 2011년에 개봉한 영화 ‘고지전’에는 남·북한 병사들이 다 함께 노래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른바 합창이다. 곡명은 ‘전선야곡’. 휴전협정 효력이 발효되기까지 남은 12시간 동안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남북은 총공세를 펼친다. 그런데 최종전을 앞둔 전선에 짙은 안개가 깔린다. 안개가 걷히지 않으면 싸우지 않아도 되고, 그럼 살아서 고향에 갈 수 있겠지. 병사들의 애타는 마음은 이어지는 선임하사의 명대사에 실려 간절한 기원이 된다. “온 세상이 우리 보고 싸우라고 지랄하는데, 이 안개만은 싸우지 말라고 하는 것 같네.” 순간,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 선임하사는 이 긴박한 순간에 누가 노래를 부르냐며 호통치는데, 노래가 들려오는 곳은 놀랍게도 북쪽이었다. 그리고 울먹임 속에 이어지는 남·북 병사들의 합창. ‘정안수 떠 놓고서 이 아들의 명 비는 어머님의 흰머리가 눈부시어 울었소~.’
원곡 가사 ‘이 아들의 공 비는’에서 딱 한 글자, ‘공(功)’을 ‘명(命)’으로 고친 것도 그렇고, 총력전을 앞두고 연출된 안개와 남·북 병사들의 합창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하는 근원적 질문에서부터 전쟁의 비극, 인간 본연의 감성을 일깨우는 처연한 웅변으로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혼성, 동성, 노소 등의 구분을 떠나 합창은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하모니의 극치이다. 노래하는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매력에 더해 다양한 성부의 에너지가 조화를 이루는 교감·소통의 힘으로 오늘날 더욱 사랑받고 있다.
그 합창의 진수를 즐길 수 있는 큰 무대가 3일부터 강릉에서 개막한다. 음악계의 메가 이벤트로 손꼽히는 ‘2023년 세계합창대회’이다. 전 세계 34개국, 323팀, 8000여명이 강릉에 모여 오는 13일까지 국경 없는 화합 한마당을 펼친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가장 큰 합창 축제로, 전쟁 피해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의 보그닉 소녀합창단도 참가한다. 전쟁과 반목, 갈등으로 신음하는 사해동포에게 치유와 화합의 하모니를 선물하기를 기대한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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