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한일전 불리한 판정과도 싸웠다···U-17 아시안컵 준우승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21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결승에서 성사된 운명의 한일전에서 심판진의 잇따른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변성환호는 2일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전반 43분 수비수 고종현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 속에 일본에 0-3으로 졌다. 2002년 이후 아시안컵 역대 세 번째 대회 우승 도전에 나선 한국축구는 지난해 6월 일본 원정에서 0-3 패배를 설욕하려 했지만 잘 싸우고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08년, 2014년에 이은 대회 세 번째 준우승이다.
한국은 전반 속도감있는 공격을 주고 받으며 일본과 대등하게 맞섰다. 데이터도 거의 비슷했다. 볼 점유율은 51-49로 한국이 근소하게 앞섰고, 슈팅은 나란히 5개씩 기록했다. 유효슈팅은 2-3으로 일본이 리드했다.
그러나 단 하나의 상황, 퇴장이 승부의 균형을 깼다. 전반 막판 일본의 최전방 공격수 미치와키 유타카에 투입되는 공간패스를 차단하던 고종현이 거친 파울로 경고를 받았다. 이미 경고를 받았던 고종현은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과격한 파울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던 장면이라 한국에는 아쉬움이 컸다. 그 자리에서 이어진 나와타 가쿠의 오른발 프리킥이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소 먼 거리였지만, 골키퍼 손이 닿지 않는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일본의 공세를 잘 막아내던 한국은 후반 20분 중앙 전진 패스에 침투하는 나와타를 막지 못하며 두 번째 실점을 했다.
고종현의 퇴장은 물론 전후반 각각 한 번씩 페널티킥 상황을 불지 않은 주심의 이상한 판정이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하던 선수들의 힘을 뺐다. 특히 만회골을 넣기 위한 집중력의 이어지던 후반 38분 페널티박스 안으로 뛰어들어 볼을 컨트롤한 김명준(포항제철고)을 상대 골키퍼가 넘어뜨린 명백한 파울 상황까지 주심이 외면했다. 주심은 강하게 어필한 변성환 감독에게 경고를 빼들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미치와키에게 추가골을 내주고 말았다.
비록 21년 만의 대회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변성환호는 이미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달 25일 태국과 치른 8강전에서 4-1 대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 대회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2023 FIFA U-17 월드컵(11월 10∼12월 2일·인도네시아)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준결승에서 ‘난적’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제압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각급 대표팀에서 이어진 ‘일본전 6경기 무승(1무5패)’의 사슬까지 끊고자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이자 대회 최다 우승국 일본은 2회 연속 우승과 함께 대회 4번째 우승 타이틀(1994·2006·2018·2023년)을 가져갔다. 결승에서 멀티골을 넣은 나와타는 대회 득점왕(5골)에 올랐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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