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꽃피운 한화… 세대교체 열매 맺나

정필재 2023. 7. 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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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팀'이라는 이미지로 숱한 온라인 유행콘텐츠(밈·meme)를 만들어낸 프로야구 한화가 8연승을 질주했다.

한화가 8경기를 연속으로 이긴 건 2005년 6월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다만 올해 한화는 8연승에도 여전히 8위에 불과하다.

김응용, 김성근 등 '명장'으로 칭송받던 감독들이 수습을 위해 한화 사령탑에 올랐지만 성적과 세대교체 가운데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초라하게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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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연승 달리며 부진의 늪 탈출
2005년 이후 18년 만의 연승 가도
문동주 등 선발 철벽 마운드 자랑
리빌딩 성과 속 시즌 기대감 키워

‘약팀’이라는 이미지로 숱한 온라인 유행콘텐츠(밈·meme)를 만들어낸 프로야구 한화가 8연승을 질주했다. 한화가 8경기를 연속으로 이긴 건 2005년 6월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당시 한화는 8개 팀 가운데 4위로 정규시즌을 마쳤고, 준플레이오프(준PO)를 넘어 PO까지 나섰다. 다만 올해 한화는 8연승에도 여전히 8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지금의 연승은 당시보다 큰 의미가 있다. 2005년 당시는 마지막 불꽃이었다면 2023시즌은 방금 점화된 로켓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2005년 6월4일부터 14일까지 9연승을 달렸다. 이 기간 한화 선발투수는 1972년생인 문동환과 정민철을 비롯해 김해님과 최영필 등 모두 당시 30대였다. 선수 수명이 짧았던 그 시절 한화는 이미 고령화된 팀이었다. 불펜은 더 심각했다. 오봉옥(당시 37세)이 뒷문을 책임지고 역시 30대가 훌쩍 지난 지연규와 차명주가 필승조 역할을 했다. 양훈과 윤규진, 정병희 등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들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할 시기였다.
한화 선수들이 1일 대구 삼성라이온스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10-4로 승리해 18년 만에 8연승을 확정한 뒤 그라운드 위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구=뉴스1
이후 한화는 세대교체에 실패했다. 2006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구대성(당시 37세)과 혜성처럼 등장한 고졸 신인 류현진 덕분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정민철과 송진우, 구대성이 은퇴했고 류현진마저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한화 마운드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김응용, 김성근 등 ‘명장’으로 칭송받던 감독들이 수습을 위해 한화 사령탑에 올랐지만 성적과 세대교체 가운데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초라하게 쫓겨났다. 꼴찌가 반복되던 한화는 결국 2021시즌 3년 리빌딩을 선언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지도자를 영입해 차근차근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육성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에는 프로야구 역사상 시즌 100패(46승96패2무)에 가장 가까운 팀일 정도로 부진했지만 그래도 선수들은 조금씩 성장했다.

그렇게 자란 선수들이 올해 꽃을 피우며 한화 8연승을 이끌었다. 이 기간 한화 선발 마운드에는 펠릭스 페냐(32)와 한승혁(30), 리카르도 산체스(26), 문동주(20)가 나란히 마운드에 올라왔다. 강재민(26)과 박상원(29), 김범수(28), 윤대경(29) 등 필승조도 모두 20대로 구성됐다. 이태양(33)과 주현상(31), 윤대경은 전천후로 마운드에서 궂은일을 맡고 있고, 리그를 대표했던 마무리 정우람(38)은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끝이 아니다. 한화는 여전히 미래가 넘쳐난다. 최고 시속 160㎞를 던지는 김서현(19)은 2군 마운드에서 칼을 갈고 있다. 다가오는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 지명권까지 갖고 있다. 최우선 지명이 유력한 장현석(19·용마고)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대표팀에 합류한 투수다. 이 대회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 장현석은 병역 혜택을 받게 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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