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징계' 박용우 결승골…K리그1 울산, 승점 50 달성(종합2보)
포항, 수원FC에 3-1 완승…4년 만에 돌아온 로페즈 '골대 불운'
감독도 바꾼 강원, 10경기째 '무승'…인천에 0-1로 져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인종차별적 언사로 징계받은 박용우가 3년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프로축구 K리그1 선두 울산 현대를 '승점 50고지'로 올려놓았다.
울산은 2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광주FC를 1-0으로 꺾었다.
지난 3경기에서 11골을 폭발하며 모두 이긴 울산은 이날도 승전고를 울리며 지난달 6일 수원FC전(3-1)부터 4연승을 이어갔다.
이로써 울산(16승 2무 2패)은 20경기 만에 '승점 50고지'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2018시즌 전북 현대에 이어 5시즌 만이다.
초반부터 독주한 끝에 우승까지 순항한 지난 시즌조차 승점 50을 쌓기 위해 23경기를 치러야 했다.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등 2위권 팀과 승점 차도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더불어 박용우 등 주축 선수들이 '인종차별 논란' 끝에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직후 리그 2경기를 모두 이기며 어두웠던 분위기를 경기력으로 반전하는 모양새다.
반면 6경기(4승 2무) 무패로 상승세를 탔던 광주는 지난 5월 13일 대구FC와 13라운드 홈 경기(0-2 패) 이후 첫 패배를 당했다.
8승 4무 8패가 된 광주(26골)는 6위 대전하나시티즌(이상 승점 28·30골)에 다득점에서 밀린 7위에 자리했다.
치열한 중원 싸움 속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양 팀의 희비는 세트피스에서 갈렸다.
후반 13분 주민규가 수비수 사이에 떨어진 공을 어렵게 잡아낸 후 왼발 터닝슛으로 연결해 광주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이준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이 장면이 울산에는 전화위복이 됐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이명재가 찬 크로스를 박용우가 헤딩으로 연결하며 광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박용우가 골 맛을 본 건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 소속으로 FC서울을 상대한 2020년 8월 15일 이후 3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박용우의 득점을 도운 선수가 소셜미디어상 인종차별적 대화에 동참해 함께 출전 정지·제재금 징계를 받은 이명재였다.
울산은 이청용이 후반 25분 아사니를 막으려다 반칙을 저질렀고, 페널티킥이 선언돼 위기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반칙이 발생한 지점이 페널티박스 밖이라고 판정이 바뀌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어진 프리킥 상황에서도 아사니의 왼발 강슛을 조현우 골키퍼가 쳐내며 울산의 승리를 지켰다.
포항은 수원FC를 홈에서 3-1로 완파하고 '2위 싸움'에서 한발 앞서갔다.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10승 고지에 오른 포항(7무 3패·승점 37)은 울산과 승점 차를 13으로 유지하며 2위를 지켰다.
3위 서울(승점 33)과 승점 차는 벌렸다.
반면 앞선 8경기에서 1승을 거두는 데 그친 수원FC는 처진 분위기를 반전하지 못했다. 이 경기를 포함한 최근 4경기에서 거둔 승점도 1에 불과하다.
승점 20 문턱을 넘지 못한 수원FC(5승 4무 11패·승점 19)는 10위에 머물렀다.
수원FC는 군 복무를 마치고 김천에서 복귀한 이영재를 선발로 내보낸 데다 몇 년 전 K리그를 주름잡은 외국인 선수 로페즈까지 후반 투입하며 공격진에 힘을 줬지만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다.
포항은 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그랜트가 헤딩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고, 후반 13분에는 제카가 오른 측면에서 넘어온 박승욱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하며 2-0으로 달아났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2015∼2019년 K리그 157경기에 출전해 52골 33도움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로페즈를 후반 20분 투입하며 반격을 꾀했다.
4년 만에 K리그 복귀전을 치른 로페즈는 투입 2분 만에 페널티아크 뒤에서 기습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대를 맞추며 포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막판 공세를 편 수원FC는 후반 43분 상대 진영에서 공을 탈취한 이승우의 패스를 받은 라스가 문전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해 한 골을 따라붙었다.
그러자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아크 근처에서 포항의 한찬희가 공중에 뜬 공이 그라운드에 닿기 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윤정환 감독 체제에서 두 번째 리그 경기를 치른 강원FC는 원정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0-1로 졌다.
이로써 강원은 10경기(3무 7패)째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이긴 게 4월 29일 전북과 10라운드 원정 경기다.
2승 7무 11패가 된 11위 강원(승점 13)은 승점을 추가하지 못해 어느새 최하위 수원 삼성(승점 10)에 승점 3차로 쫓겼다.
12팀 중 가장 적은 12골에 그친 강원은 이날도 무득점으로 묶이며 '빈공'의 그림자도 떨쳐내지 못했다.
반면 앞선 3경기에서 2무 1패로 고전한 인천은 승점 3을 챙기며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순위는 9위(5승 8무 7패·승점 23)에 자리했다.
인천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김도혁의 침투패스를 받은 김민석이 문전에서 침착하게 공을 띄워 올리며 선제골이자 결승 골을 터뜨렸다.
전진한 유상훈 골키퍼의 위로 솟구친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골문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후 강원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11개 슈팅을 찼고, 이 중 6개가 골대 안쪽으로 향했지만 기대했던 만회 득점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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